식당사장 장만호/ 김옥숙 지음/ 새움 펴냄
저자는 평소 식당 사람들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저자는 실제로 대구 비산동 염색공단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이때부터 구상해 틈틈이 쓰고 또 다듬기를 반복한 식당 이야기는 이사를 가 현재 살고 있는 부산에서 10여 년 만에 소설로 펴내게 됐다.
소설의 주인공은 식당 사장 장만호다. 저자의 경험을 녹여냈다고 하니 여사장이 주인공이어야 할 텐데, 남자다. 장만호는 시장 골목의 허름한 식당 주인으로 시작해 수십 개 체인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대표가 된다. 그러다 사람 냄새 가득한 낡은 식당 주인으로 되돌아온다. 알고 보니 저자의 남편도 식당 프랜차이즈 사업에 종사했단다. 그래서 이 소설은 저자의 평생 지기에게 감사와 격려의 의미를 담아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소설은 식당을 드나드는 우리 이웃들의 삶도 비춘다. 손님이 없는 시간이면 푸근한 수다로 인생의 맛을 풀어내는 식당 아줌마들,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라 자부하는 정육점 주인, 어려운 처지이지만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열일곱 살 아르바이트 학생 등 모두들 유쾌하고 꿋꿋하다. 최근 인기를 얻은 드라마 제목처럼 아직 완전하지 않은 '미생'의 삶을 사는 이들이라지만, 결국은 모두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다. 이들을 위해 장만호는 정성 들여 따뜻한 밥상을 차려낸다.
경남 합천 출신인 저자는 200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타'가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같은 해 전태일문학상에 소설 '너의 이름은 희망이다'가 당선돼 소설가로도 나섰다. 376쪽, 1만3천800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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