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가까이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이번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한국은행도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진정될 수 있지만, 반대로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당시에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과 건설경기 침체, 미국 관세 정책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통화 완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확대, 높은 환율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들어서는 연속 동결 기조가 이어졌다. 특히 원/달러 환율 급등은 금통위가 주목한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였다.
올해 들어서도 금리 인하는 재개되지 않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물가 역시 목표 수준 근처에서 움직이자 한국은행은 1월과 2월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어 4월 회의에서도 중동발 리스크를 고려해 동결 결정을 내렸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시장 분위기가 금리 인상 가능성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금통위원들 역시 공개 발언을 통해 긴축 필요성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 압력도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원재료 가격 상승률은 28.5%에 달해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역시 다시 오름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초 2.0% 수준에서 안정됐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2.2%, 4월 2.6%로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이 컸으며, 한국은행은 5월 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성장 지표는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해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도 경기 회복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증시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 필요성보다 물가와 자산시장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환율과 부동산 시장 역시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한때 1,440원대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 영향으로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1% 올라 3주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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