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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서신만 주고받다…밀라노 "결연한 적 없다"해프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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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사업 수용 등 본래 취지 어긋…시의회 '밀라노 결연' 재추진 눈길

2013년 6월 8일 당시 김범일 대구시장이 닝보시와 자매결연 체결 행사를 가진 후 허펑창의광장 빈장공원에서 두 도시 우호의 상징으로
2013년 6월 8일 당시 김범일 대구시장이 닝보시와 자매결연 체결 행사를 가진 후 허펑창의광장 빈장공원에서 두 도시 우호의 상징으로 '대구 창조사과 조형물' 증정 제막식을 가졌다. 대구시 제공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유럽 벤치마킹 정책연수 중 밀라노를 방문한다. 대구와 밀라노 양 도시 간 자매결연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서다. 대구시는 1998년 세계적인 패션도시인 밀라노와 자매결연을 하였다고 홍보했으나, 2011년 말 자매결연도시를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대구시는 밀라노시로부터 자매결연을 한 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아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대구시의 어설픈 '해외도시 자매결연 사업'은 '밀라노 해프닝'으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자매결연 사업 상당수가 형식적이며, 실질적인 교류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대구시가 198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도시 교류협력 프로그램인 해외 자매결연 사업은 ▷선진사업 수용 ▷행정 접목 ▷지역경제 활성화 등 행정,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미국, 중국, 일본 등 9개국 14개 도시(자매도시 9개'우호협력도시 5개)와 교류 중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들 도시와 각종 축제 때 사절단 파견 등 일회성 행사 중심으로 교류 사업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59차례 있었던 교류 활동 중 서신 발송 및 접수가 22%에 이르고 사절단 파견이나 축제'캠프'체육행사 참석과 같은 단순 방문도 20%나 됐다. 그 밖의 교류 활동도 주한 외교관의 지역대학 강연, 수학여행단 방문, 해외자문관(외국 교류도시에 정통한 재외 교포) 접견 등이 전부다.

실질적인 교류가 저조하다 보니 시민들의 교류도시에 대한 이해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기자가 시민 40여 명에게 14개 교류 도시에 대해 질문한 결과, 모든 응답자가 ▷카자흐스탄 알마티(Almaty)시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주 ▷중국 양저우(楊州)시 등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이들 도시와의 교류 관계가 대구시에 도움이 되긴 하느냐고 반문하는 시민도 있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자매도시라면 대구와 밀접한 곳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름을 처음 들어본 도시나 대구의 자매도시인지조차 몰랐던 도시가 상당수 있다"며 "이런 점을 비춰볼 때 그동안의 교류 활동이 형식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풀이된다"고 했다.

대구시 국제통상과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지와 달리 미주지역'유럽의 교류도시는 왕래에 예산이 많이 들어 서신 교류가 많았다"며 "지금까지는 관계 형성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교류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키워드

자매도시'우호협력도시: 외국 도시와 결연을 할 때 대구시장이 필요에 의해 교류 관계를 맺을 경우 우호협력도시가 되며, 시의회의 동의까지 얻게 되면 자매도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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