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가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 선수촌(3천 명분) 계획과 관련, 이동식 '레고형 박스하우스' 500채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지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임대료만 8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진 이 이동식 시설을 이용할 경우, 임대료만 고스란히 날리고 대회 이후 활용 가치가 있는 건물 한 채 남지 않기 때문이다.
문경시는 국방부 대회조직위원회와 신경전을 벌이며 가까스로 선수촌 조성을 위한 국민체육진흥기금 200억원을 확보(본지 2014년 12월 4일 자 4면 보도)했다. 선수촌 부지는 신기 제2산업단지 6만㎡. 먼저 60억원을 들여 3층 규모 영구시설인 본부동(1만6천500㎡)을 짓고, 남은 140억원으로 4만3천㎡ 부지에 박스하우스 500채를 빌려 선수동으로 쓰기로 했다.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 현장에서 조립하는 박스하우스는 국내 2개 업체가 제안한 것이다. 1채당 6인실 규모이며 대회 후 모두 철거된다. 1채당 대회기간 임대료가 1천500만원 이상이어서 3천 명분 박스하우스 500채를 빌리면, 열흘간 임대료만 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선수촌 계획이 알려지자 고작 열흘 열리는 대회를 위해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500채나 되는 박스하우스로 선수단을 수용한 사례도 전무해 자칫 대회를 망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지역민들은 "이번 계획은 지역에 전혀 보탬이 안 되고 관련업체만 배를 불리는 짓"이라며 "대회가 끝난 후에도 지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선수촌을 만들어야 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경대학(총장 신영국)이 국군체육부대와 문경대 캠퍼스가 맞닿은 부지(6만㎡)를 선수촌 용지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경대학 등이 문경시에 제출한 선수촌 활용방안 의견서에 따르면, 2천920명 수용이 가능한 365객실(1실 8인용)의 연수원 겸 숙소를 건립하는데 131억원이 소요된다는 것. 건축업계는 공사기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지문제가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착수하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지역 내 건축업계 관계자는 "국군체육부대에 있는 20여 개 국제 규격 경기장과 가까운 곳에 대규모 선수촌이 들어서면 향후 개최되는 각종 국내외 스포츠대회의 선수 숙소난이 해결되고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연수 및 숙박시설로의 활용도 가능하다"고 했다.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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