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가 이강덕 포항시장 달래기에 고심하고 있다. 자회사인 포스코LED 포항 본사를 경기도 기흥으로 옮긴 데 대해(본지 9일 자 6면 보도 등) 이 시장이 "애초 본사 확대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아무런 협의 없이 수도권으로 이전했다"고 분노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ICT 이승주 전무와 포스코LED 황석주 사장은 9일 이 시장을 만나 "경기도 기흥으로 옮긴 것은 물류비 절감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아웃소싱 확대를 위한 조치였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상황을 미리 협의하지 못한 점은 불찰이지만 경영효율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이해해달라. 포항지역을 위한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 시장은 "포스코LED 이전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한 뒤 다시 협의하자"며 이들을 돌려보냈다.
포스코ICT가 포항시를 다독이기 위해 제시할 유력한 카드로는 다른 자회사인 포뉴텍의 포항 이전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뉴텍은 지난 2012년 포스코ICT가 울산 소재 삼창기업으로부터 원전 제어계측 분야의 기술 및 인력을 넘겨받아 만든 회사다.
그러나 이미 포뉴텍은 포항 이전을 검토하고 있었다. 포뉴텍은 최근 관련 시장 점유율이 70~80%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적자누적도 계속되는 등 기업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자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포항 본사 이전을 조심스럽게 추진하던 상황이었다.
울산 본사 건물을 팔고, 포스코LED가 떠난 포항사무실로 옮겨 경비를 줄이자는 계산이다. 이미 본사 건물을 매입금보다 20% 싼 40억원에 내놨고, 직원 일부도 포항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ICT가 포스코LED 본사 이전을 상쇄하는 대안이자 '새로운 지역 일자리 창출'의 창구로 이런 방안을 제시한다면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포뉴텍 직원들이 포항에서 근무하는 것은 유휴인력 등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며,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과는 관계없다"며 "포항시와 협의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포뉴텍은 설립 당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포뉴텍의 전신인 삼창기업은 534억원의 부채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고 연매출도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포스코ICT는 1천20억원에 매입을 결정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