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리 임명동의안 16일로 연기…與 '위기 모면' 野 '시간벌기' 靑 '일정 안도\

여·야·청 '윈윈' 묘수 뭘까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12일 국회 의장실 입구에서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12일 국회 의장실 입구에서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여야 합의로 애초 12일에서 16일로 순연된 것과 관련, 정치권에선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윈윈'할 수 있는 묘수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선 새누리당 입장에선 이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2일 본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국무총리 인준을 강행처리하는 데 대한 정치적인 부담이 컸는데, 이를 덜게 됐다는 평이다.

당 한 핵심당직자는 "당 내부에선 내키지는 않지만 이 후보자를 통과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인사청문회가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이 후보자에 대한 민심이 최악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니냐"면서 "이런 와중에 (여당이) 단독으로 인준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 될 텐데, 새누리당이 독박을 쓸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12일 단독 처리에서 16일 연기 결정으로 한발 물러선 것에 대해 국민들은 '새누리당이 국민의 엄한 민심을 수용하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한 것인 만큼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대구 동을) 입장에서도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반응이다. 지역 출신 정치권 인사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데뷔 첫 작품이어서 지역 정치권에선 관심이 집중됐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에 부닥쳤는데 여야 관계는 물론 당청 관계에 있어서도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큰 짐을 덜었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애초 이 후보자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청문회를 거치면서 기류가 급선회하며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다. 문재인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두 번의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가 있어 이번에는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안대희 전 대법관,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낙마시킨 데 이어 이 후보자에게 또다시 딴죽을 걸기엔 사실상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야권 관계자는 "일단 처리가 연기되면서 당내 강경 입장이 조금은 누그러들 수가 있고, 민심을 차근차근 살펴볼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면서 "주말 동안 여야가 다시 협상대에서 만나 이 부분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한숨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취임 후 최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으로선 인준안 처리가 늦어지면 개각과 청와대 후속 개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처리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면서도 "그러나 여야 대치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설 연휴가 되기 전인 16일에는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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