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의 '왼손 스페셜리스트' 경쟁이 치열하다. 승부처에서 필승조로 투입될 좌완 투수 한 자리를 놓고 임현준(27)'박근홍(30)'조현근(30)'백정현(28)이 한 치의 양보 없이 경합하고 있다. 한화로 이적한 권혁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모두 좋은 페이스다.
임현준은 시범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4경기에서 1이닝씩 던지는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노히트 노런'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7회 등판해 1사 후 문규현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황재균을 삼진, 김민하를 외야 뜬 공으로 돌려세웠다.
대구 본리초교-대구중-대구고-경성대를 졸업한 임현준은 2011년 데뷔했다. 그해 29경기에 나와 2승 2홀드와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팀에 복귀했으나 팔꿈치 수술로 1경기에만 출장했다.
올해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고 있는 그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안팎에 불과하다. 이날도 137km 이상을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빼어난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임현준이 스프링캠프에서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임현준에 이어 8회 등판한 박건홍도 지난해에 이어 중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범경기 성적은 4경기 4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2.25. 이날 롯데의 새 외국인 타자, 아두치에게 허용한 우월 솔로홈런이 시범경기 첫 피안타이자 첫 실점이었다. KIA에서 2012년 삼성으로 옮겨온 그는 지난해 42경기에서 3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45를 거뒀다.
임현준의 본리초교 선배로, 두산에서 2007년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조현근도 주목받는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 3이닝을 던지면서 3피안타 2사사구를 내줬으나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행진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지훈련 동안 직구 시속이 4km 정도 빨라졌고 슬라이더가 승부구로 손색없을 만큼 위력적으로 가다듬어졌다"고 평가했다.
'만년 유망주'에 그쳤던 백정현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동갑내기인 차우찬이 제5선발투수로 내정되면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어려워졌지만 불펜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3경기 평균자책점 1.29로 좋았으나, 시범경기에서 5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5.40으로 다소 주춤한 게 걸림돌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삼성이 홈런 공방 끝에 3대5로 졌다. 삼성은 최형우'강봉규가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롯데는 김민하'아두치'문규현이 1점 홈런을 날렸다.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은 5이닝 동안 홈런 2개 등 5안타 4실점 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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