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인 바뀌고, 새 건물 올리고… 대구 호텔업계 변화 바람

명맥만 유지했던 불모지 지각변동 예고

'대구 호텔 봄날 올까?'

대구 호텔업계에 봄 햇살이 드리울지 주목받고 있다. 기존 호텔들이 경영난을 돌파하기 위해 호텔을 리모델링하는 등 다양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사업주가 바뀌고 신규 투자가 이뤄지며, 새 호텔이 생기는 업계 지각변동도 예고되고 있다.

그간 대구는 관광도시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호텔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며 줄 폐업한 데 이어 이름있는 호텔들도 겨우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호텔 불모지로 통했다.

호텔 전문가들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구지역 호텔들은 수년간 투자를 하지 않았고 결국 고객들의 외면을 불러와 갈수록 경영난이 심각해졌다"며 "최근 들려오는 대구 호텔들의 투자 소식이 호텔 산업 전반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역의 대표 호텔인 인터불고호텔이 가장 적극적이다.

인터불고그룹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개최해 주상용 전 서울경찰청장(치안정감)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주 회장은 22일 그룹 본부조직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 창립 35주년을 맞는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일각에서는 권영호 전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데다 그룹 본사를 서울에서 인터불고호텔로 옮겨와 호텔 매각에 중점을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기도 했다.

2012년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수성구 그랜드호텔은 올해 초 스타우드그룹과 손잡고 '쉐라톤 대구호텔'로 재단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쉐라톤 관계자가 총지배인으로 영업 전반을 책임진다. 호텔 측은 12층 건물을 21층으로 올려 객실 100개를 추가할 예정이다.

대구 관광호텔 등록 제1호인 ㈜호텔수성은 2012년 7월 사업주가 바뀐 뒤 대형 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수성은 지난해 11월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베니키아(BENIKEA) 호텔체인에 가입하기도 했다. 베니키아 체인호텔은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와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호텔체인 사업이다. 지난 2006년 도입된 이후 2009년부터 일본과 미국 해외호텔 2개를 포함해 총 58개 호텔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인트웨스튼호텔 범어점은 공사비 미지급으로 올해 1월 사업주가 바뀌고 '호텔 라온제나'라는 상호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 측은 "접근성이 높은 이점을 살려 크고 작은 국내외 행사를 적극 유치해 호텔의 컨벤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 그룹이 인수한 남구 프린스호텔의 변신도 기대된다. 이랜드는 최근까지 전면적인 리모델링이냐 부분적 공사냐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얼마 전엔 그룹 본사 직원이 방문해 향후 계획을 최종 점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 옛 대동은행 본점에 가칭 '대구 DFC호텔' 건립이 추진되는 등 새 호텔의 등장도 예고된다. 싱가포르 자본이 투입되는 이 호텔은 현재 사업계획 승인이 통과된 상태다. 지하 3층, 지상 20층인 이 건물은 건축허가가 떨어지면 내년 2월쯤 지하 2층∼지상 13층에 객실 192실과 비즈니스센터, 연회장 등이 들어선 호텔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동구 신천동 옛 제이스호텔 부지에 들어설 메리어트호텔은 당초 계획보다 5개 층 더 높은 21층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2017년 말 완공 예정이며, 기존에 호텔 1개 동과 로열스위트 1개 동 등을 건립하려던 것을 예산을 더 투입해 층수를 기존 지상 16층에서 21층까지 높이는 것은 물론, 연면적도 최소 3천300㎡ 이상 더 늘릴 계획이다.

동구GS플라자는 2013년 말 사업주가 변경되면서 '퀸벨호텔'이라는 새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젊은 층을 겨냥한 부띠크호텔과 웨딩 등을 콘셉트로 새 출발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중구 동산동 엘디스리젠트호텔은 대구시의 의료관광 육성에 발맞춰 메디텔로 변신했다.

안상현 호텔경영컨설턴트는 "호텔 경기 불황으로 호텔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면서 "호텔 시장에 큰 변화가 오면서 호텔마다 우의를 선점할 수 있는 특화되고 차별화된 영업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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