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 수호' 식물성 플랑크톤이 지구 훼손?

CO₂흡수 이로운 개체로 인식 지구온난화로 빙하 녹을 경우 북극온난화 증폭

국종성 교수
국종성 교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알려진 식물성 플랑크톤이 되레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그간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로 해양생태계 유지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 작용을 하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로운 개체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빙하가 녹을 경우, 식물성 플랑크톤이 북극 온난화를 가중시키는 증폭제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연구진 등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북극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나면 북극 온난화를 무려 20%까지 증폭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요지다.

연구팀에 따르면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 태양 복사에너지가 바닷속으로 들어가 식물성 플랑크톤을 증가시키게 되고, 이렇게 늘어난 식물성 플라크톤은 열을 더욱 많이 흡수해 해양표면층의 수온을 높이게 된다. 이런 순환을 통해 북극온난화가 가속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기후모형에서 급격한 해빙감소 및 북극온난화 경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또 식물성 플랑크톤이라는 변수를 고려해야만 최근의 급격한 북극 기후변화도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방안에 대한 연구는 물론이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북극온난화 현상에 대한 인식 등이 새로운 접근법에 의해 해석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는 독일 막스플랑크 기상학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물성 플랑크톤이 북극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0일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해양생태계의 기반 역할이자 이산화탄소 흡수를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식물성 플랑크톤이 오히려 북극의 온난화를 증폭시킨다는 결과를 제시한 연구는 이 주의 논문(This Week in PNAS)으로 선정됐다.

국 교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북극 기후 변화 연구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북극해의 생태학적 변화가 기후 변화 예측 연구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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