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일 능이, 이 송이, 삼 표고'라 했다. '이 표고, 삼 송이' 등 이견도 있지만 '일 능이'는 불변의 진리다. 이렇듯 능이버섯은 버섯 중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았다. 향이 강하고 독특하며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해 먹는 느낌이 좋다. 여기에 아미노산, 지방산,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콜레스테롤도 감소시켜준다. 일찍부터 능이버섯의 맛과 효능을 알았던 이들은 능이 백숙을 즐겨왔다. 따사로워진 날씨에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1등 보양식 '능이백숙'을 맛보러 가자.
◆능이버섯과 한약재로만 우려낸 담백한 국물=대구 서문시장에 '이공회'라는 사조직이 있다. 서문시장 상인 10명으로 구성된 이 친목 모임은 부부 동반으로 모이면 20명이라고 모임 이름도 이공회라 지었다. 이들은 2년째 매 모임 때마다 찾는 단골집이 있다. 서구 중리동에 있는 '참능이백숙'이 바로 그곳이다.
이공회 회원 박선영(57) 씨는 "모임에 따라서 이곳에 처음 왔는데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에 반해 개인적으로도 자주 온다"며 "여름에 능이오리백숙 먹고 땀을 쫙 빼고 나면 아침에 일어날 때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고 했다.
흔하디 흔한 게 백숙이건만, 백숙 한 번 먹었다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 이수관(57) 참능이백숙 대표는 "능이와 각종 한약재의 효능"이라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백숙 국물을 우려낼 때 8가지 약재와 능이버섯이 들어간다. 그래서 처음 보면 낯선 느낌이 드는 갈색 국물이 특징이다. 국물 빛깔이 갈색인 이유는 당귀, 오가피, 엄나무 등 8가지 약재에 건 능이버섯으로 국물을 우려낸다. 여기에 손님 앞에 백숙이 나올 때 한 번 더 능이버섯을 넣어 끓인다. 그래서 백숙 국물에서 능이 특유의 향과 맛이 강하게 배어 있다.
갈색빛이 도는 국물 속 닭이나 오리를 국자로 해부하면 특이하게 따로 들어간 게 없다. 심지어 찹쌀밥도 없다. 닭 안에 찹쌀을 넣지 않은 이유는 찹쌀이 풀어지면서 국물이 텁텁해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찹쌀밥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찹쌀밥은 따로 나오는데, 이 밥도 능이버섯 달인 물로 지었기 때문에 갈색빛이 난다.
◆보양식 '끝판대장' 해신탕=이공회 분위기 메이커 정달식(57) 씨는 이곳에서 해신탕을 빼놓으면 섭섭하다고 했다. 정 씨는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다 먹어봤는데 맛은 능이오리백숙, 보양식은 해신탕이 끝판대장"이라고 했다.
해신탕, 말만 들어도 보양식 '끝판대장'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다. 그런데 이곳 해신탕은 다른 곳과 조금 다르다. 닭과 전복, 한약재가 들어가는 건 다른 곳과 같다. 여기에 능이버섯이 들어간다. 결정적인 차이는 문어다. 본디 해신탕은 낙지가 들어간다.
이 대표는 "우리도 처음에는 낙지를 넣었는데, 낙지가 크기가 작다 보니 볼품이 안 나서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문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참능이백숙의 해신탕은 문어와 전복 등 재료를 한 번 데쳐 낸다. 살아있는 채로 나와서 식탁에서 끓이면 보기에 더 좋으련만. 아쉬움을 말하자 이 대표는 "재료마다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때가 달라 한 번에 끓이는 게 식감을 저해한다. 그래서 최적의 식감을 줄 수 있는 상태로 데쳐서 내놓는다"며 "손님이 원하면 살아있는 문어와 전복을 식탁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게 준비한다"고 했다.
해신탕을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능이 버섯 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공회 회원들에게 이곳 해신탕과 보신탕, 염소탕과 비교하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회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산 비아그라와 정품을 비교하는 질문"이라며 "원기회복이 몸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자주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참능이백숙은 영양 만점 능이버섯에 8가지 한약재, 토종닭이 들어가는데다 음식에 소금 간을 전혀 하지 않아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으나, 건강한 맛에 대한 욕심은 큰 곳이었다. 이 대표 부부는 "전복, 한우 차돌박이, 키조개 관자로 구성한 전복삼합구이도 준비 중"이라며 "건강한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꼭 찾아달라"고 말했다.
▶능계탕 1만2천원, 능이토종닭백숙 5만원, 능이오리백숙 5만5천원, 해신탕(4인분) 10만원, 오복탕(4인분) 12만원
▷영업시간=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규모=50석
▷주차=20대 가능
▷문의=대구시 서구 평리로 35길 6-13(중리동 1136-146), 053)521-4490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