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이후 대구 북구 관음동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동네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A(39) 씨가 승용차에서 잠을 자며 막무가내로 주민들을 괴롭혀온 때문이다.
'동네 왕'으로 군림한 A씨의 하루 일과는 동네 목욕탕에서 시작됐다.
목욕탕 안에서 다른 손님들에게 욕설은 물론 "돈을 달라"고 억지를 부린 뒤 이를 무시하면 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또 목욕탕 안에서 음료수, 계란 등을 마음대로 가져다 먹었다. 목욕탕 주인은 A씨가 등장한 이후 손님이 줄어 속이 타들어갔지만, 폭행을 당할까 봐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동네를 배회하며 주민과 가게 주인들을 상대로 '묻지 마 폭행'을 일삼았다.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때리고, 공원에 앉아 있던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끌기도 했다. 동네를 공포로 몰아넣은 A씨는 '관음동을 정화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다'고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동네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A씨 악행은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경찰에 의해 멈춰질 수 있었다. 경찰은 수차례 동네를 찾아 상인들을 설득해 A씨의 존재와 그의 행각을 알게 됐고 마침내 22일 A씨를 구속했다. 경찰 수사에서만 드러난 A씨의 폭력은 지난달 10일 이후 32회에 이르렀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가 고향인 A씨는 지난 4월 혼자 서울에서 내려와 상대적으로 노인이 많이 사는 관음동에서 생활해 왔다"며 "지난해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술에만 의존해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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