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수입액이 5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423억9천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치다.
수출액은 앞서 전년 대비 올해 4월 8.0% 줄어들었고 5월 들어서도 10% 이상 감소하는 등 점차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올 1∼5월 전체로는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5월 수입액은 360억7천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 감소했다. 수입액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올 1∼5월 전체는 16.0% 감소다.
유가 등 수출단가 하락과 세계 교역 둔화 등 부정적인 수출 여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석가탄신일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1일) 영향까지 겹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요 원자재 단가 하락으로 수입액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유가 반등으로 감소폭은 완화세다.
수입액 감소폭이 수출액 감소폭보다 커서 무역수지는 63억2천만달러 흑자였다. 40개월째 무역흑자 행진이지만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전달(84억9천80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세계 교역 둔화, 미국 경기의 회복 지연, 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 부진 등 전반적인 대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원'엔 환율의 하락세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자동차, 선박, 석유 등 경제 전반을 떠받쳐온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에는 달러'엔 환율이 123엔 후반대까지 올라 2002년 12월 초 이후 12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게다가 일본은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물가수준이 낮은데다 경기가 만족할 만큼의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짙어지자 정부는 이달 중 무역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으로 대중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앞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수출챔피언' 품목들을 발굴할 예정이다.
유망 후보로는 차세대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폴리우레탄 화학원료(PO'PG'PPG)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는 인도'베트남 등을 중간재 수출시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전략도 검토 대상이다.
그러나 수출 부진이 세계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는 만큼 기업이나 국가의 마케팅 강화나 품질 개선 수준의 대책으로 이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수출 부진은 중국의 성장 둔화, 엔화 약세 등 단기간에 쉽게 해소될 수 없는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수출 감소로 인한 충격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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