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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나무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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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주인/ 이종문 지음/ 책만드는집 펴냄

시조시인이자 한문학자인 이종문 계명대 한문학과 교수의 산문집이다. 지난 20여 년 간 쓴 자전적 산문들을 수록했다. 표제작 '나무의 주인'부터 '내 무릎 아래서 가부좌를 트시게'까지 모두 28편.

저자는 시조시인으로 활동하며 작품 속에 묻혀냈던 풍자와 해학을 산문에서도 구현한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 말미마다 서늘한 여운 또는 풋풋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이게 가능한 저변은 저자의 독특한 상상력이다. 표제작을 예로 들어 보자. 한 학교에 있는 모과나무를 두고, 모과를 따 가려는 이 학교 출신 사내와 이를 저지하려는 한 숙직교사의 흥미진진한 설전을 그린다. 결과는 사내의 승리. 한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철없던(?) 한때 느낀 승리의 기쁨은, 그때 그 숙직교사에 대한 죄송함으로 숙성돼 있었고, 나무는 늘 있던 자리에서 사내를 말없이 안아 줄 뿐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아낸다. 난데없이 노상강도를 만나 칼 맛을 본 이야기(나는 이미 칼 맛을 봤다), 첩첩산중에서 검객과 만난 이야기(오오! 그래 맞다, 불도저 앞의 삽), 청도 운문사 여승과 나눈 고금을 넘나든 대화(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등 글 제목이나 한 줄 설명만 봐도 읽는 맛을 다시게 만든다. 또한 저자는 한문학자로서 동양적 세계관과 전통문화 관련 해박한 지식을 작품 전반에 걸쳐 깔았다.

영천 출신인 저자는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저녁밥 찾는 소리'와 '묵 값은 내가 낼게' 등의 시집, '인각사 삼국유사의 탄생'과 '모원당 회화나무' 등의 한문학 관련 논저를 꾸준히 펴내 왔다. 현재 매일신문 토요일 지면에 격주로 '이종문의 한시 산책'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264쪽, 1만4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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