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감염…구급차 운전자에게 옮아 지역사회 감염 우려 제기
3차 감염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된 4차 감염자가 처음 나온 것은 메르스의 지역 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사건'이다. 지역 사회 감염은 환자를 급증시키는 대유행으로 간다는 의미다.
13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33번(70) 환자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난 10일 숨진 76번 환자(75'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했다. 이 환자는 지난 5일과 6일, 76번 환자를 이동시킨 민간구급대 구급차 운전자로, 3차 감염자에게서 감염된 첫 4차 감염자다.
133번 환자의 감염 경로는 병원 내 환자끼리, 혹은 의료진과 보호자가 있는 병실'응급실 등 병원 공간 내에서 이루어진 지금까지 감염 사례와는 다른 점이 있다. 기존 경로와 다른 경로를 볼 때 메르스 바이러스가 병원 바깥으로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는 구급차 운전자인 만큼 의료체계 내 감염으로 봐야한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이 환자 외에도 평택 경찰관인 119번(35) 환자처럼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사례가 이미 나온 바 있다.
◆젊은 환자…멀쩡한 30, 40대도 감염 노약자만 조심할 일 아냐
메르스가 주로 노인 환자에게 감염된다는 그동안의 설명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메르스 추가 확진자들의 연령대가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확산 초기엔 50∼70대였다. 하지만 감염자가 갈수록 늘면서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추가 확진자로 분류된 7명 중 4명이 30, 40대였다. 특히 이들은 환자가 아니라 보호자로, 병원에 업무차 들른 사람들로 이른바 '멀쩡한 젊은이'였다.
141번 환자(42)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외래를 찾은 환자와 동행한 보호자, 142번 환자(31)도 이 병원 병문안 방문자였다. 143번 환자(31)는 부산의 한 IT(정보기술) 회사 직원으로 지난달 메르스 발병 병원인 대전 대청병원 지하 전산실에 파견 갔다가 감염됐다.
메르스 최초'최다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해 통계를 봐도 이 병이 고령자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환자의 연령별 비중은 15∼29세가 15%, 30∼44세 24.9%, 45∼59세 25.2%, 60세 이상 31.7%였다.
◆방역 오진…초기 정보 감추다 혼란 WHO도 "정부 실패 탓"
메르스의 대규모 확산과 관련, 우리나라와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한국 정부가 정보 공개를 늦춘 탓에 초기 메르스 방역 정책의 실패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합동평가단은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종구 메르스 합동평가단장은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은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라며 "투명하고 신속한 형태로 정보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이 방역 실패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휘'통솔도 위기관리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이 부분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초창기에 혼란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단장은 이와 함께 "이 질병의 확산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원을 동원한다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예측이 좀 잘못됐기 때문에 혼란이 있었다"고 언급, 중앙정부의 정보독점적 행태가 전국적 확산을 부른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한국 정부가 현재의 조치들을 상황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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