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TV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편지 왔습니다' 편이 23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된다. 아마도 세상에서 골목길을 가장 많이 누비는 직업이 집배원일 것이다. 어떤 골목길은 가파른 산 위의 동네로 이어진다. 부산 사하우체국 소속 김대일 집배원이 그 일을 맡고 있다. 전국 최대의 경사도를 자랑하는 부산 감천마을을 묵묵히 누빈다. 그런데 감천마을 2천여 가구 주민 대부분은 노인이다. 김 씨 없이는 세상 소식을 받을 길이 없는 주민들이 많다.
농촌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지만, 산골에 가면 오지마을은 여전히 남아있다. 강원도 양양군 어성전리'법수치리'면옥치리'계산리 등 180여 가구를 매일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권홍영 집배원이다. 권 씨가 들르는 곳 중 시각장애인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이 있다. 권 씨는 고지서마다 글자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 드린다.
집배원은 마을에 결혼, 부고, 징집 등 중요한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던 사람이었다. 이런 소식을 집배원이 전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 요즘 우편물 중 손으로 쓴 편지는 잘 볼 수 없다. 각종 고지서며 홍보전단이며 택배가 우편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래도 집배원들은 따뜻한 손길로 우편물을 전달한다. 여전히 사람이 사람을 만나 손에서 손으로 건네야 하는 것들이어서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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