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천154개 CCTV 대구 지킨다…통합관제센터 24시간 체크

지난 4월 23일 낮 12시 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공원 일대를 감시하던 CCTV 통합관제센터 요원이 화면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시각장애인으로 보이는 A(36) 씨가 지팡이를 짚어가며 공사 현장 근처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센터 요원의 불길한 직감은 맞아떨어졌다. 당시 현장 근로자들은 맨홀 덮개를 열어 두고 별도의 구조물도 세워두지 않은 채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발을 헛디딘 A씨는 곧바로 2m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 지점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당황하던 시민들보다 이 장면을 화면으로 보고 있던 센터 요원이 가장 먼저 소방서와 경찰서에 신고했고 A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이나 어린아이가 공사장 주위를 홀로 지나갈 때, 새벽 시간 여성이 혼자 골목길을 걸어갈 때 등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며 "안전하게 현장을 벗어날 때까지 센터 요원들이 끝까지 확인한다"고 했다.

대구시 CCTV 통합관제센터는 시민들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24시간 눈을 부릅뜨고 대구 곳곳을 살피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이나 새벽에 비가 와 범죄 발생 가능성이 큰 날이면 센터 요원들은 더욱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범죄 상황뿐 아니라 화재나 안전사고, 실종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센터의 CCTV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소방관, 경찰관이 화재나 범죄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고 현장의 진행 상황은 물론 도착지까지 최적 경로도 실시간으로 알려줘 이들이 현장에 도착한 뒤 즉시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대구시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관리하는 CCTV는 총 7천154개다. 구'군별로는 달서구가 1천122개로 가장 많고 ▷북구 914개 ▷수성구 762개 ▷동구 692개 ▷달성군 564개 ▷남구 512개 ▷중구 509개 ▷서구 414개 순이다.

CCTV 기술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비명 소리가 난 곳을 자동으로 비추는 기기도 등장했고, 수배 차량이나 체납 차량을 자동으로 인식해 경찰에 차량 번호를 전송해주는 CCTV도 생겼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10년 뒤에는 영화 '감시자들'에서처럼 CCTV 통합관제센터와 경찰이 함께 범인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수사를 펼치는 날이 올 정도로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배 대구시 안전총괄과장은 "요즘은 CCTV 없이는 범죄 수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CCTV 정보 수집과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구'군별 CCTV 수요 조사를 통해 대수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