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 재의 등을 위해 소집된 6일 국회 본회의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로 얼룩졌다. 국회법 개정안은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결정 및 여야의 합의에 따라 첫 번째 의사일정으로 상정됐다. 상정부터 표결 종료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됐다.
◆새누리당 투표 거부
국회 측에 따르면 국회의원 명패로 확인한 투표 참여 의원은 130명. 새누리당에서는 유일하게 정두언 의원이 참여했고, 무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도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의 초반 황교안 국무총리의 재의 요청에 대한 이유 설명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예상외로 고요했던 의석은 의원들의 질의와 찬반토론이 시작되자 들썩이기 시작했다. 결국 투표를 마치는 순간까지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오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표결은 오후 3시 40분쯤 시작됐다. 무기명 전자 투표는 통상 30분이면 종결되지만 여당 의원들의 투표 불참으로 투표 종료가 선언되기까지 54분간 투표 의원은 130명에 그쳐 의결정족수를 채우지는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제안설명에 대한 질문이나 찬성 토론을 한 뒤 투표가 시작되자 일부러 투표의 속도를 늦추는 '우보(牛步)전술'을 펼치며 여당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야당 의원들, 투표 호소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달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의석에서 "빨리 투표나 끝내라"고 항의하며 대꾸했고 맨 뒤편에 앉아 있던 김무성 대표까지 "이제 그만해라! 그만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의원만이 연단에 올라 '반대 토론'에 나섰다. 야당 의석에서는 이 의원 발언 내내 야유가 터져 나왔고, 이 의원이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표결이나 참여하라"고 비아냥으로 맞받아쳐 소란이 계속됐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직접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리를 찾아 대화를 시도하고, 팔을 잡아끌며 투표를 재촉했다.
새누리당도 투표 참여를 막기 위한 '집안 단속'에 열을 올렸다. 특히 여당 내에서 '투표 참여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이재오 의원 옆에는 원내부대표인 민병주 의원이 붙어 앉아 팔짱까지 끼고 밀착 마크하기도 했다.
투표 시간이 20분 지나자 여야 간 공방이 본격화됐다. 여당 의원들이 '투표 종결'을 요구하자 야당 의원들은 '투표 계속'으로 맞받아치며 설전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테이블을 내려치는가 하면 발을 구르고, 삿대질을 하며 응수하는 등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최두성 기자 유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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