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인 사랑방 경상감영공원 실버·근대문화거리로 재탄생

전선 지중화·보도블록 교체 등 대구시 주변 환경 대대적 정비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일대가 전국 최초로 '실버'근대문화거리'로 변신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8일 "경상감영공원 주변 포정동과 향촌동 일대는 노인들의 메카로 자리 잡은 곳"이라며 "테마가 있는 디자인시범거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이 주변을 실버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곳은 노후화된 성인 콜라텍, 주점, 다방 등이 밀집해 있어 도심 한가운데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던 만큼 주변 환경을 정비해 자연스럽게 일대 분위기를 밝게 바꿔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달부터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갔고 내년 4월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2017년 하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경상감영공원 뒤편~중부경찰서~서성로(약 800m)를 따라 낡은 보도블록 교체, 전선 지중화를 통한 보행환경 개선 등도 함께 이뤄지며 시비 총 38억원이 투입된다.

우선 이달 중으로 디자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시작해 '지혜, 슬기, 여유' 등 노년을 상징할 만한 조형물을 결정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간다. 거리 곳곳에는 체중, 혈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건강 부스가 설치되고 댄스, 체조를 배울 수 있는 야외 공간도 생기게 된다.

거리가 조성된 뒤에는 실버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지역 주민자치센터와 연계해 노인들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실버축제, 장터, 공연을 열고 노인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내건 전시회도 열린다. 시는 이를 통해 도심에서 술, 담배 등으로 하루종일 시간을 무료하게 보냈던 노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되찾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사업 구간과 인접해 눈에 띄는 낡은 건물에 대해서는 거리 이미지와 맞게 간판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고, 건축물 소유자들에게는 입면 정비 공사도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추진과정에서 최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주민, 상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민 협의체를 구성해 주민들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하게 된다.

배헌식 대구시 도시디자인과장은 "경상감영공원 인근에 있는 향촌동 수제화거리, 대구근대역사관, 순종황제어가길 등과 어울릴 수 있도록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조성할 계획이다"며 "공사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이곳을 찾아 기존처럼 여가시간을 보내는 데 문제가 없도록 진행하겠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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