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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정비사업의 그늘, 신암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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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 뉴타운 무산으로 흉물 방치…동구청 "내년 생활문화가로 조성"

'무산된 뉴타운, 방치된 도로부지.'

대구 동구 신암 재정비촉진사업(뉴타운)이 일몰제 적용으로 반 토막 난 가운데 도로 개설 등 기반시설 사업도 늦어지면서 사업 구역 곳곳이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16일 오전 9시쯤 대구 동구 신암북로. 경대로와 동북로를 잇는 이 도로는 옛 신암 뉴타운 예정지를 동서로 가로지른다. 생활문화가로(길이 1천137m, 폭 16~20m) 조성사업이 추진 중인 신암북로 양옆은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나대지들은 도시미관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었다. 도로부지 곳곳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참기 힘든 악취까지 풍겼다. 또 다른 곳에는 '시 소유 토지로서 경작을 금지한다'는 팻말에도 텃밭이 들어섰고, 어른 키 높이만큼 자란 잡초 덤불도 길을 따라 무성했다.

안전사고 위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철거한 뒤 내버려둔 경사면에는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철거하다 중단된 주택들 벽면에는 여기저기 굵은 금이 가 있었다.

빈 주택은 청소년들이 들어와 담배를 피우는 등 우범지대로 전락해 주민들도 밤이 되면 통행을 꺼리는 기피 지역이 됐다.

도심 정비사업 이후 주변이 오히려 슬럼화되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높다.

신암 재정비촉진사업은 지난 2007년 5월 전체 67만5천㎡ 대상으로 시작됐지만 조합 결성이 부진하고 시공사 등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지난해 2월 사업 일몰제 적용으로 28만403㎡가 사업 지역에서 해제됐다.

이곳 주민들은 "당초부터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이 쉽지 않았지만 대구시가 무리하게 뉴타운 사업을 진행했다"며 "뉴타운이 반 토막 나면서 멀쩡하던 동네만 흉물이 됐고 이를 지원하려고 투입한 혈세도 낭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구청은 뉴타운 무산과 별도로 일대 재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내년 말까지 생활문화가로 조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들인 예산은 385억원(국비 278억원, 시비 107억원)으로 완공까지는 추가로 83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뉴타운과 연계해 신암북로를 확장하려 했지만 일부 구역이 해제되면서 설계변경 등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앞으로 몇몇 구역에서 재정비사업이 추진되면 전기와 통신,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 각종 시설을 포함해 도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신암 생활문화가로는 기존의 좁은 도로를 확장하는 '뉴타운 기반시설지원 사업'이다. 국'시비를 투입해 기반시설을 마련해 주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덜어 뉴타운 사업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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