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배들 폭행 말 못해요" 무너진 야구선수의 꿈

시합 출전·진학 문제에 신고 못한 고교생, 수차례 폭행에 병원행

학교 운동부의 폭행 관행이 숙지지 않고 있다.

대구 한 고등학교 3학년 A(19) 군이 야구부 소속 선배들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27일 고소장을 접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군의 부모에 따르면 2013년 5월 A군은 동기생들과 함께 선배 B군에게 야구방망이로 구타를 당했고, 무릎에 금이 가 수술을 받았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또 다른 선배 C군에게 뺨과 복부를 맞고, 아령으로 뒤통수를 가격당해 피를 흘린 뒤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됐다고 했다.

A군의 어머니는 "가해자들은 반성문 정도의 징계로 그쳤는데 아들은 후유증으로 아직도 어지럼증과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건을 파악 중에 있으며 A군의 대학진학이 좌절되면서 학부모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학교 운동부 내 폭행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덮으려는 경향이 강해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 고교 운동부 학부모는 "코치나 선배에게 폭행을 당해도 시합 출전이나 대학진학에 불리할까 봐 신고하지 못하고 다들 쉬쉬한다"고 했다. A군도 폭행 발생 당시에는 신고하지 못했다가 야구를 그만두면서 고소장을 접수하게 됐다.

이 때문에 운동부 내 폭력은 경찰이나 학교에서조차 파악하기가 어렵다.

대구경찰청이 올 4월 대구 운동부 운영학교 312개 교에서 3천732명을 대상으로 '운동부 내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단 4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A군 사례도 학교 측이 사건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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