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 베를린 도심 "남북통일" 함성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행진…폐막 음악회로 대장정 마무리

분단과 통일의 상징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달 31일 밤(현지시간) 유라시아 친선특급 폐막 음악회가 열린 가운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펼쳐진 대형 태극기를 맞잡은 관객들이 통일을 노래하고 있다. 이 태극기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의 소원이 적힌 천 조각 수백 장을 하나하나 이어 붙인 것이다. 베를린에서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분단과 통일의 상징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달 31일 밤(현지시간) 유라시아 친선특급 폐막 음악회가 열린 가운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펼쳐진 대형 태극기를 맞잡은 관객들이 통일을 노래하고 있다. 이 태극기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의 소원이 적힌 천 조각 수백 장을 하나하나 이어 붙인 것이다. 베를린에서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이제는 한반도 종단 열차의 기적 소리를 울릴 때입니다. 남북한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힘차게 나아갑시다."

분단과 통일의 상징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 통일을 기원하는 행진이 펼쳐졌다. 유라시아 대륙 1만4천400㎞(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출발 본선 1만2천㎞, 중국 베이징 출발 지선 2천400㎞)의 철길을 달려온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중심 6'17거리를 걸으며 통일의 그날을 기약했다.

이날 오후 5시 전승기념탐 앞에 집결한 참가단은 태극기와 독일 국기를 흔들며 '통일,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신명 난 행진을 벌였다.

25년 전 독일 통일 당시 기념 축제가 열렸던 브란덴부르크 문은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뒤 폐쇄됐다가 1989년 장벽이 붕괴되면서 개방된 독일 통일의 상징이다.

이날 행진에는 재독 한인들과 현지인들도 함께했다.

교민 조경제(38) 씨는 "남북통일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라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통일이 돼 독일처럼 크게 발전을 이루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베를린 시민 한스 페르난데스(63) 씨는 "독일 통일 당시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며 "통일은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했다.

경상북도 철의 실크로드 탐사대도 삼국 통일을 이룩한 신라 화랑 복장을 한 채 행진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행진을 이끈 김관용 도지사는 "독일 통일의 심장인 베를린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선 실크로드 대원들이 자랑스럽다"며 "통일의 염원과 더불어 동서 문화의 친선을 도모하는 새로운 출발을 이룩해냈다"고 말했다. 경북도 탐사대는 방문지 곳곳에서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경주와 신라문화의 혼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행진의 여운은 친선특급 폐막 문화행사인 음악회로 이어졌다. 브란덴부르크 문 야외특설무대에서는 분단 70년, 광복 70년을 상징하는 70명의 한독 합동 오케스트라가 평화와 화해의 선율을 베를린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백건우, 김덕수 사물놀이패도 환상의 하모니로 통일을 노래하고 연주했다. 이 자리에는 로타르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도 참석, 축사를 해 의미를 더했다. 그는 "독일은 25년 전 통일이 된 반면 한국은 70년 이상 고통스러운 분단을 겪고 있다"며 "독일과 유럽 통합의 경험을 한국과 나눔으로써 한반도의 긴장 완화 노력에 용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기원했다.

특히 17박 18일 동안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소원이 적힌 천 조각 수백 장을 하나하나 이어 붙인 대형 태극기가 음악회 막바지에 선을 보여 폐막의 대미를 장식했다. 친선특급 참가단은 대형 태극기를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소리 높여 합창했다.

베를린에서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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