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곁에 있는 삼청동은 늘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고풍스러운 한옥에다 다양한 박물관과 갤러리, 개성이 넘치는 패션숍과 카페, 맛집 등이 골목골목마다 숨어 있거나 속살을 내비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삼청동파출소, 국무총리 공관, 금융연수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특히 관광객과 연인들의 볼거리,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국무총리 공관과 청와대로 연결되는 100여m 구간에는 2중 바리케이드와 경비인력 2, 3명이 배치돼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이 구간은 특정 시간대에는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이 제한된다. 청와대 경비를 위한 당연한 조치다.
삼청동 관광객들은 이 구간을 제외하고는 패션숍과 맛집, 카페 안팎에서 늘 볼거리, 먹을거리, 쇼핑을 만끽하고 있다.
최근까지 총리 공관 주변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행길의 관광객들은 총리 공관이란 얘기를 듣고 더 관심을 가졌다. 공관 정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높은 담벼락 너머 소나무 숲과 한옥으로 꾸며진 공관 경관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황교안 국무총리 취임 이후 상당수 관광객들은 사진 촬영은커녕 공관 구경도 하지 않은 채 눈살만 찌푸린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총리 공관 앞 보도를 경찰버스 1대와 중형차량 2대가 차지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공관 정문 경비 병력 1명만 있었지만, 황 총리 취임에 즈음해 경찰 버스와 함께 의무경찰 5, 6명이 공관 앞 보도를 빙 둘러싸 버렸다.
처음엔 무슨 집회가 벌어지나 하고 의아해하던 주민들도 경찰 경비가 일상화되자 불만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 주민은 "예전엔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인기가 높던 총리 공관이 삼엄한 경비 탓에 피해서 스쳐 지나가는 장소가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총리 공관의 경비를 강화한 이유는 뭘까. 경비를 맡은 경찰은 기자에게 "집회 신고가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괴차량이 보도를 넘어 총리 공관으로 돌진해올 가능성을 우려해 경찰차량과 경비 병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원 총리를 비롯한 이전 총리에게 없던 테러 위협이 유독 황 총리 취임 이후 불거졌을까. 아니면 공안검사 출신에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황 총리에 대해 경찰이 '특별경호'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총리 공관이 문화'관광 명소로 손꼽히는 삼청동의 '옥에 티'가 되지 않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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