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DMZ 지뢰 도발…폭발 순간, 빛난 전우애

철조망 걸린 하사 지혈 "경계할테니 빨리 후송"…3명이 부축해 나오다 또 꽝!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통문과 횡보 사이 14㎝ 공간이 있어 북한군이 통문 남쪽에 진입, 목함지뢰를 매설했을 것으로 보고 우리 군 관계자가 재연하고 있다. 합참 제공 연합뉴스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통문과 횡보 사이 14㎝ 공간이 있어 북한군이 통문 남쪽에 진입, 목함지뢰를 매설했을 것으로 보고 우리 군 관계자가 재연하고 있다. 합참 제공 연합뉴스

"지뢰 폭발 순간에도 전우애는 빛났다."

지난 4일 북한군 목함지뢰에 의한 폭발사고 당시 우리 군 비무장지대(DMZ) 수색대대 장병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전우애를 발휘한 모습이 군 감시장비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고 상황은 군 열상감시장비(TOD)에 촬영됐다. 군에 따르면 부사관 2명이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폭발한 순간 직후부터 수색분대장 정교성 중사와 수색대대 박선일 주임원사가 사고 현장을 지휘했다. 당시 현장에는 8명이 있었다.

사고 당일 오전 7시 35분, 추진철책 통문을 열고 두 번째로 진입한 하모 하사가 목함지뢰를 밟아 사고가 나자 정 중사가 주저 없이 통문 북쪽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폭발 충격으로 상체가 추진철책 철조망에 걸린 하 하사를 지혈하면서 "내가 경계할 테니 빨리 후송하라"며 전우들을 다그쳤다.

정 중사는 올해부터 전방 GOP(일반전초) 사단에 보급된 응급처치 키트를 열어 지혈했다. 이때 통문 남쪽에 있던 박 원사가 통문으로 이동했고 3명이 힘을 모아 하 하사를 통문 남쪽으로 끌어냈다.

박 원사와 의무병이 좌'우측에서 하 하사 상체를 부축하고 뒤쪽에서 김모 하사가 하체를 손으로 받치고 나오던 중 김 하사가 또 지뢰를 밟았다. 폭발 충격으로 3명 모두 쓰러지면서 잠시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장병들이 김 하사를 낮은 자세로 끌고 나왔으며 병력 10명이 지원돼 후송 작전이 시작됐다. 1차 폭발 15분 만인 오전 7시 50분에 환자를 들것에 싣고 응급헬기장으로 향했다. 나머지 병력은 전투 대형을 갖추고 후방을 경계하며 오전 8시에 현장에서 철수하고 상황은 종료됐다.

합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한 명도 어디에 숨거나 소극적으로 작전에 임한 인원 없이 전우를 구출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열심히 훈련했고 사명감으로 작전에 임했다"고 말했다.

모현철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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