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평화의 소녀상, 역사'인권교육 현장으로 활용하자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15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내 명상의 숲 소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 제국주의의 반인륜적, 반인권적인 만행을 세상에 알리고 35년의 치욕스러운 식민지배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소녀상은 건립 취지, 건립 과정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훌륭한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다. 소녀상은 많은 대구시민의 자발적인 재능기부와 성금으로 건립한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때 수많은 항일의사를 배출해 '저항의 도시'로 널리 통했다. 그런 대구의 항일정신을 잇는 대구시민의 성숙한 의식이 반영된 훌륭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또 키 160㎝ 소녀의 옷은 일제강점기 때 나랏빚을 갚기 위해 국채보상운동에 앞장선 치마저고리 차림의 대구 여성 모습을 연상시킨다. 소녀의 두 손에 쥔 태극기에도 깊은 뜻을 담았다. 수많은 독립투사가 항일 거사의식을 치를 때 의연하게 목숨조차 바칠 것을 맹세하며 앞세운 '나라의 깃발'로 나라의 소중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녀상이 건립되는 대구여상은 대구 최초의 여자상업학교이다. 사회로 진출하는 수많은 여성 일꾼을 길러낸 곳이다. 바로 이곳에 세워지는 소녀상은 어린 소녀의 인권을 무참하게 유린하고 역사의 희생물로 만든 일제의 잔학한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여성의 인권 보호에 대한 의지를 새삼 다짐하게 하는 역사의 증인이 되는 셈이다. 소녀상은 또한 자유와 평등, 평화와 박애,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다.

대구에는 이미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있다. 대구 도심 골목에는 국채보상운동 관련 현장이 새 문화콘텐츠가 됐다. 소녀상이 들어서면 대구에서 개관 준비 중인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과 함께 일제 암흑기의 대구 여성의 삶과 이야기를 되새기는 역사'인권교육 현장이 될 것이다.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대구시교육청과 함께 학생 상대의 체험학습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고, 인류 보편의 여성인권 가치를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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