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호선 화단 '수난시대'…도로 한 가운데 위치, 청소 관리 쉽지않아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교각 화단에 심은 나무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12일 오후 북구청네거리 인근 화단에 자리한 키 작은 둥근 소나무가 고사해 밑동이 잘려나간 채 방치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교각 화단에 심은 나무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12일 오후 북구청네거리 인근 화단에 자리한 키 작은 둥근 소나무가 고사해 밑동이 잘려나간 채 방치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2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네거리 인근 교각 화단에 자동차 운전자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2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네거리 인근 교각 화단에 자동차 운전자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2일 오전 11시 대구 북구청네거리. 도시철도 3호선 교각을 잇는 도로 위 화단에 나무를 뽑거나 잘라낸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원대오거리를 지나 팔달교까지 이어지는 화단에 자리한 키 작은 둥근 소나무들의 상당수가 고사해 뽑혀 있었다. 매일 차로 이곳을 출퇴근하는 김모 씨는 "두어 달 전 말라죽은 나무들을 뽑아내더니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며 "보기에도 좋지 않고 또 화단 곳곳에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3호선 화단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심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고사하는 나무들이 넘쳐나고 있고, 운전자들이 무심코 밖으로 버린 쓰레기까지 나뒹굴고 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3호선 공사를 하면서 하천과 다리를 제외한 일반 도로 위를 지나는 교각과 교각 사이에 화단을 만들었다. 미관을 개선하고 차량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건설본부는 화단마다 이팝나무와 소나무 등 각종 식물을 심었지만 도시철도가 개통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상당수 나무가 고사했다. 한 전문가는 "지상 위 교각으로 이동하는 3호선의 특성상 그 밑에 자리한 화단에는 그늘이 지기 마련"이라며 "일조량에 민감한 나무나 화초는 고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시철도건설본부는 3호선 개통 전(3월)'후(6월) 두 차례에 걸쳐 화단에서 고사한 나무들을 뽑아내고 다시 심었고, 각 구청이 관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계속해서 나무들이 말라 죽고 있다. 특히 팔달교~원대지하차도 구간 화단에는 죽은 나무들을 뽑아내고 잘라낸 빈자리가 간간이 보인다. 북구청 관계자는 "무더위와 가뭄으로 나무들이 죽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사목들을 제거한 상태로 올가을 다시 심을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화단은 고사목뿐 아니라 운전자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신호등이 자리한 3호선 화단 곳곳에서는 차량용 방향제와 휴지, 전단지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팔달시장역 인근에는 대형 스티로폼에서부터 빈 물병과 과자 봉지 등 각종 쓰레기가 넘쳐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담당 구청들은 화단이 도로 한가운데 위치한 탓에 청소관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일주일마다 담당 직원들이 화단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하다"며 "가뭄으로 화단 내 식물 관리만 해도 힘겨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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