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흘째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중국외환교역센터는 13일 달러'위안화 중간가격(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1.11%(0.0704위안) 올린 6.4010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 상승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뜻이다. 앞서 중국은 11, 12일에는 위안화 가치를 각각 1.86%, 1.62% 내렸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사흘간 무려 4.66% 떨어졌다.
◆금융시장 출렁'환율 전쟁 위기
중국이 사흘 연속 위안화 가치를 내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실제 국내 금융시장은 이 기간 중국의 위안화 절하 소식에 크게 출렁거렸다. 원화'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1, 12일 이틀간 27.6원이나 급등하면서 1190원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13일엔 16원 넘게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는 11, 12일 이틀간 27포인트(p) 넘게 떨어지면서 2000선을 내줬다가 13일 소폭 반등했다. 특히 12일엔 장중 한때 40p 가까이 급락하면서 1950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국가 부도위험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발 글로벌 환율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정치권도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연말까지 10%?
중국이 사흘 연속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면서 어디까지 낮추려는지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올 연말 10% 수준까지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달러가 신흥시장의 주요 통화 대비 10~15%가량 높게 평가된 것을 고려하면 위안화가 10% 가까이 빠질 수 있고 이는 적정한 예상치다"고 분석했다. 또 "위안화가 연속 평가절하된 것은 중국의 상당한 정책 변화를 시사한다. 일회성이라고 말했지만 중국 당국이 추가 절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은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1.86% 올리면서 '일회성 조치'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12일에 다시 1.62% 상향한 데 이어 13일에도 전날보다 1.11% 올린 6.401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부에서도 10% 수준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이 같은 위안화 평가절하는 이런 내부의 압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중국이 향후 추가 절하에 나설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10% 내외 폭으로 절하되는 것이 적정 수준으로 보이며 충분히 절하되지 않으면 수출 진작 효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 중앙은행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절하 가능성을 일축하고 외환시장의 정규적인 개입을 멈췄다고 공식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 관계자는 "위안화가 계속해서 떨어질 이유는 없다. 위안화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통화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에 득 or 독
위안화 가치 하락이 한국경제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에 대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복합적이어서 현 상황에서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환율 산정방식을 바꾸다 보니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위안화 절하가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위안화 절하와 함께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있는 반면 중국의 수출이 늘면 중국에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수출도 함께 늘어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위안화 절하로 중국 수출이 늘면 대중 수출 비중이 큰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최대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는 사실상 환율 전쟁 참여로 해석할 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 등에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통화와 재정에 이어 외환정책까지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만큼 4분기 중후반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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