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별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4) 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중국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CJ그룹 제공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4) 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중국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CJ그룹 관계자는 14일 "이맹희 전 회장이 지병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병원에서 현지시각 오전 9시 39분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이건희(73) 삼성그룹 회장의 맏형이자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12월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폐의 3분의 1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듬해 암이 재발, 일본에서 치료를 받았고, 2014년 이후 중국에서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 전 회장은 1931년 경남 의령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3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1962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입사한 뒤 1970년대 중반까지 삼성물산 부사장'중앙일보 부사장'삼성전자 부사장 등 초기 삼성그룹의 요직을 거쳤다. 하지만 1976년 3남 이건희 회장이 후계자로 지목되자 삼성그룹에서 밀려났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2월 이병철 창업주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동생 이건희 회장이 몰래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7천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2심에서 모두 패한 이 전 회장이 2014년 2월 상고를 포기하고, 그 해 8월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내자 양측이 화해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맹희 전 회장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졌다. 빈소 조문은 오는 18일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시신 운구는 중국 당국과의 절차 협의가 빨라져 내주 초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현지에 있는 이 전 회장의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가족 대표로 운구할 예정이다. 장례식은 서울에서 CJ그룹장(5일장)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문상 여부에 대해 삼성 안팎에서는 현재 어떤 입장이나 반응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가족 차원에서 이 부회장의 문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보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