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장한 고등어가 내륙 안동 특산물
북한 지자체와 자매결연은 어떤가
아이디어는 먼저 취하는 자가 임자
'경북-대구' 창조의 작업 선도해야
스크린에는 비치발리볼(beach volleyball)이 한창이다. 뜨거운 젊음과 미끈한 건강미는 시야를 채우고도 남는다. 푸른 바다의 바람과 파도가 파노라마되어 분위기를 돋울 게 당연지사. 그런데 열기는 난데없이 도시 한복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게 아닌가! 해변 모래밭에서나 펼쳐져야 할 스포츠가 내륙의 도시, 더위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구에서 열리다니, 이 얼마나 기상천외(奇想天外)한가. 아하! 이게 바로 아이디어요,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창조적 발상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모름지기 역발상이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깊이 깨닫는 거다.
'경북-대구'가 조금은 비교열위라 싶은 시점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적 아이디어의 창출 필요성은 말하면 입만 아플 뿐이다. 맥도날드는 한국에 진입하여 불고기버거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불고기가 빵과 영합하리라 생각조차 안 했지만, 맥도날드는 아이디어 창출에 한계가 없었다. 독일의 명차, BMW도 한국인의 기호를 십분 충족시키기 위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차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그들의 세계화 전략에 우리의 미감(美感)을 가미함으로써 지역화, 현지화에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안에서도 사례를 찾아보자. 유림(儒林)의 고장, 안동에는 유명한 '안동간고등어'가 있다. 고등어는 당연히 바다의 물산이나, 간을 함으로써 내륙 안동의 특산물이 되고 전국으로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다. 물론 안동헛제삿밥도, 안동찜닭도 있지만 간고등어보다는 덜 창조적이다. 간을 치는 소금이나 고등어가 모두 바다에서 나오나, 그 조합의 결과는 순전한 육지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는 목하 아이디어의 싸움이다. 그 아이디어가 미래의 국운을 좌지우지할 만큼이면 국가 전략이 되겠다. 바깥, 동북아에서는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가 펄럭이는가 하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신실크로드정책(New Silk Road Policy)이 부상하며 미국의 위치를 뒤흔들고 있고, 또 한반도의 미래와 밀접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New Eastern Policy)도 동북아 정세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북-대구'에서도 중장기적 창조의 작업을 계속 선도해야 한다. 일찍이 삼성은 "마누라 빼고는 다 바꾸라"고 했었고, "성 쌓는 자는 망하고 길 내는 자는 흥한다"는 모토로 세계화에 뛰어들었다.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잡상(雜想)일지라도, 돼먹지 않은 것 같은 망상까지라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야 하리라.
생각 서너 개를 새겨보자. 낙동강 줄기에 '토플리스 일광욕 모래 강변'을 펼쳐내어 국내외 젊은 아이돌들의 화사한 오락관광 집결지로 육성한다든지, 청송 의성 등지에 '사과 따기(apple-picking) 농원'과 휴양 식물원 지대를 만들어 휴테크를 추구하는 가족 나들이의 메카로 거듭나게 한다든지, 고령 땅에 수십 개의 골프장 단지를 조성하여 백세시대를 채비하는 중장년층의 발걸음을 유도한다든지, 한동안 우리는 '중국판 세계화'라는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을 목격해야 하는 만큼 중국어 특화의 외국어 전문학교를 경주에 설립한다든지, 곳곳 도로 위에 고층 아파트를 짓게 하여 저가의 주택들을 시내에서 공급한다든지, 통관업무는 꼭 항구도시에서만 가능하다는 통념을 깨고 대구의 세관에 특수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세계로 나아가는 중고 중장비 및 차량의 수출전진기지로 탈바꿈시킨다든지, 또 남북대화는 꽉 막혔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함경북도와 개발협력을 직접 모색하는 자매결연을 추진한다든지, 한복을 일상 근무복으로 디자인 혁신하여 양복을 완벽하게 대체할 대박산업으로 탄생시킨다든지, 아이디어는 먼저 취하는 곳이 임자가 되리라.
생각이야 머리에서 나오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는 마음의 소산일 것이며, 일의 성취는 결국 사람의 손에 달렸겠다. 너나없이 고정관념부터 깨자. 아이디어들은 날개를 달 것이다. '경북-대구'는 그만큼 활발해질 것이고, 삶은 더 풍요롭게 넘쳐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