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포항 형산강을 따라 카누들이 물살을 갈랐다. V자 형태로 대열을 맞춘 카누들은 물결에 몸을 맞기거나, 때로는 거스르며 강물에 긴 흔적을 남겼다. 2인승 카누에 나눠 탄 초등학생들은 조막손으로 노를 저으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경북카누연맹(회장 유중근)은 이날 포항시 남구 상도동 열린지역아동센터와 북구 장성동 서림지역아동센터 아동 37명을 초청해 카누 체험교실을 열었다.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 저소득층 아이들이 강바람을 맡으며 카누를 타고, 맘껏 물놀이를 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갖도록 마련된 행사다.
공숙희 열린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은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제대로 된 여행도 가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부족해 의기소침했는데 이렇게 강바람을 타고 물놀이를 하다 보니 모처럼 힘이 난다"고 고마워했다.
아이들에게 직접 카누를 태워주는 일은 동국대 카누팀 선수들과 하계수련을 위해 포항을 찾은 청소년 카누 국가대표팀이 맡았다. 힘든 훈련을 잠시 멈추고 아이들과 함께 쉬며 재능 기부를 펼친 셈이다. 아이스크림과 수박, 빵 등 아이들이 물놀이를 마치고 체력을 보충할 간식거리도 이들이 준비했다.
경북카누연맹 신광택 전무이사는 "처음에는 단순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우리가 힘을 얻어 간다"면서 "선수들도 고된 체력훈련을 잠시 쉬고 아이들과 웃고 떠들며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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