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교통 큰일났다] <하>사고 감소 구체적 방안은

과속·신호 위반은 잡아도 사고는 못 잡았다

'단속 따로 사고 따로'.

대구 교통사고가 해마다 급증하면서 효율적인 교통단속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단속이 늘면 사고가 줄 것'이란 단순 도식과 달리 교통사고와 교통 단속 추이에서 별다른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찰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매해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한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경찰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40만4천132건으로 최근 7년간 가장 많다가 점점 하락세를 보이며 2011년에는 28만9천446건까지 단속 건수가 줄었다. 이후 단속 건수는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다 지난해 33만1천899건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총 20만3천500건을 적발했다.

반면 교통사고는 일관되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2만5천860건이었고 2010년에는 2만8천144건, 2012년에는 3만1천449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3만6천265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통 위반 단속을 유형별로 보면 과속이나 신호 위반 단속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과속운전 단속은 지난해 22만4천782건으로 전체 운전자 단속 건수 가운데 83%를 차지했다. 신호 위반 단속 역시 지난해 1만7천885건에 달했다. 신호 위반과 과속 단속이 많은 이유는 무인단속카메라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안전띠 착용 위반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안전띠 미착용은 5만9천854건으로 2013년보다 5.7%가량 증가했다.

보행자의 교통법규 미준수 또한 심각하다. 보행자 법규 위반은 2013년 3만4천127건에서 지난해 6만2천884건으로 약 1.8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97.6%가 무단횡단 단속이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신호 위반이나 과속 단속도 중요하지만 도로 위에서 가장 사고 유발 위험이 높은 것은 휴대전화 사용이나 담배를 피우는 등 시야 확보를 어렵게 하는 행위"라며 "교통사고 원인을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효율적인 단속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규 위반 시 부과되는 범칙금이 낮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혁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의 교통법규 위반 범칙금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단속되더라도 '한 번 범칙금을 물고 만다'는 인식이 강해 운전 습관이나 인식 변화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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