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 숙제 다 못한 정기국회…4년째 '비정상 개회'

노동개혁 등 밀린 현안 많아 첫날부터 특수활동비 입씨름

정의화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1일 오후 제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개회식을 마친 뒤 본청 앞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화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1일 오후 제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개회식을 마친 뒤 본청 앞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1일 문을 열었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비정상 개회'라는 오명을 씻지 못했다.

특수활동비 공방 등 '여름방학 숙제'를 마치지 못한 채 사나운 공방과 대치 속에 정기국회를 시작한 여야는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회에서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에 방점을 찍으며 주도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여야는 개회 첫날부터 삐걱댔다. 8월 임시국회 막판에 야당이 제기한 특수활동비 심사 강화를 위한 예결위 산하 소위원회 구성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결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넘겼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개회식에 앞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예산 처리 전까지 예결위 차원에서 특수활동비 개선 방안을 협의하고, 정보위원회 등 상임위에서도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개선 방안을 내놓으면 그에 따라 소위를 만들지, 관련 법을 개정할지 등 단계적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정보원, 경찰청, 법무부 등 여러 기관이 특수활동비를 나눠 갖는 점을 거론, "상임위 단계의 심사만으로는 전체를 볼 수 없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에 불과하다"며 "국민 세금으로 특수활동비를 주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화하자는 게 국민적 요구"라고 맞섰다.

특수활동비 소위라는 정치 쟁점에 발목이 잡혔던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밀린 숙제다. 국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경과보고서는 아직 채택하지 못했다. 또 이날 본회의에서 국정감사 일정과 관련한 안건이 통과됐지만, 여야는 재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는 대치를 이어갔다.

각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계획조차 미완 상태이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증인'참고인만 무더기로 요청해 '호통 국감' '수박 겉핥기 국감'이 반복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여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시장 개편과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야당이 요구하는 재벌개혁과 법인세 인상 법안들을 놓고도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19대 국회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던 다짐과는 달리 4년 내내 구태를 답습하는 모양새다.

출범 첫해인 2012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놓고 정기국회 시작부터 삐걱대면서 2011년 결산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해산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여야 공방으로 한 달을 허비하면서 결산, 대정부 질문, 국감, 예산 심의 등 모든 일정이 파행했다.

지난해 역시 세월호특별법 처리 등을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기국회는 한동안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파행을 겪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개회식에서 "이번 정기회 회기를 마치는 날 19대 국회의원으로서 제대로 일 한 번 했다는 자긍심을 함께 나누도록 하자. 국민의 평가가 좀 더 따뜻해지도록 노력하자"고 여야 모두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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