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둥근 혹 감나무

김선덕(대구시 수성구 상록로)

둥근 산 아래 작은 시내 옆에 자리하고 있다.

둥근 혹이 특이했다.

둥글둥글하고 여유로웠다.

해가 바뀌면 꽃이 피었고

가을에는 홍시를 먹었다

오고 갈 땐 바라보았다.

그냥 좋았고, 마냥 보고 싶었다.

정월대보름날 저녁 무렵

둥근 달 보러 그 옆을 지나며

소리 지르며 좋아했고,

추석날 외할머님 산소 갈 때

그 앞길로 다녀왔었지.

그 시절 이 골짜기엔 네 집이

오순도순 살았는데,

아저씨 할머니, 형아, 동생, 어디로 갔는지.

고향이라 하지만은

뒹굴고 자랐던 옛집은 흔적도 없다.

세상은 변하였는데,

혹 감나무는 그 모습이고

잊히지 않는다.

훗날, 너는 오히려 더

이 산골을 사랑하고 좋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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