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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생각] '다르다'와 '틀리다'의 벼랑 같은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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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이미 두 주나 지났고 선배인 권성훈 기자가 '주말판 한글날 특집 후기'스러운 목요일의 생각을 썼지만 다시 사람들의 말 쓰임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 한다. 청소년과 젊은이의 말 쓰임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했으니 이번에는 어르신들의 말 쓰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거슬리는 것이 '다르다'를 '틀리다'라고 쓰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과와 배는 다르다'고 말해야 할 것을 '사과와 배는 틀리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라고 정의했고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라고 정의했다. 국립국어원은 "'틀리다' 안에 '다르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는데 맞나요?"라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형용사인 '다르다'의 뜻을 나타내는 데에 동사 '틀리다'를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자꾸 '다르다'를 '틀리다'라고 말한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험한 말을 쓰는 사람은 험한 짓을 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다르다'를 '틀리다'라고 쓰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이 젊었을 때와 '틀린' 시절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틀린'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틀린' 삶을 살고 있다. 작은따옴표를 친 부분을 '다르다'를 활용해 넣을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모두 '틀리다'를 활용해 쓴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에 비춰보면 어르신들 눈에 젊은이들은 모두 '틀린' 것들이다. '다르다'를 '틀리다'로 대체해서 쓴다는 것은 결국 다른 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나 자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나와 너는 다를 뿐인데 이를 '틀리다'라고 말하는 순간 말한 사람의 머릿속에는 '틀린 것은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란 논리가 생기고, 결국 자신과 똑같이 만들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 순간 필요없는 갈등이 생긴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가지고 지루하게 이야기를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산업화 세대의 스무 살과 지금의 스무 살은 처한 시대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방식이 '틀려먹었다'고 느끼는 어르신들은 젊은이들 사이에 쓰는 '노오력'이라는 말로 '꼰대질'을 한다. 노력이 통하는 시대였던 그 옛날과 조금은 '다른'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에게는 '틀린' 시대를 사는 '틀려먹은' 세대로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젊은이들이 '헬조선' '죽창' 운운하며 어르신들의 산업화시대 무용담을 귓등으로 흘려듣는 이유는 젊은이를 '다른 사람'이 아닌 '틀린 사람'으로 인식하는 어르신에게 뭔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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