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업들 가운데도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상태에 가까운 기업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기사 15면)
22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경기 침체 장기화 탓에 수익성이 악화돼 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매년 늘어나면서 이들 기업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09년 12.2%(1천696곳 중 207곳)에서 2012년 15.3%(1천696곳 중 260곳)로 늘어났고, 2013년 24.9%(1천749곳 중 437곳)로 급증했다. 조사대상 중소기업 전체 총차입금에서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기업의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가계부채보다 기업부채가 우리 경제에 더 위협적인 요소라고 경고한다. 늘어난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은 높아진 주택 가격이나 전세금 때문에 발생했으니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 이상은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금을 반환받아 대출금 상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른바 '좀비기업'이 받은 기업 대출은 사업 환경 자체가 악화되거나 기업 경쟁력을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동산 등의 담보를 처분해도 대출금을 갚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이처럼 한계에 내몰린 기업들은 이자를 내기 위해 은행권에서 새로운 대출을 받게 되고, 다시 늘어난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해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며 "결국 영업 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내는 좀비기업이 돼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된다"고 했다.
좀비기업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금융위원회는 22일 구조조정전문회사인 유암코와 협약을 맺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상무는 "최근 금융감독 당국은 여러 차례 좀비기업과 한계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약삭빠른 기업인들은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기보다는 제도적 지원책을 악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계기업=최근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 100% 미만 기업 또는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으로 은행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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