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Begin again'…삼성, KS 완패 직후 김인 사장 "다시 시작"

도박·고령화·새 구장 등 맞물려…연봉협상 후폭풍 가능성 뒤숭숭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은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패배 직후 삼성 더그아웃을 찾았다. "괜찮다. 내년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며 선수단을 위로한 김 사장은 "내년 캐치프레이즈도 벌써 정해놓았다"는 말로 침통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만들었다.

김 사장이 살짝 공개한 내년 캐치프레이즈는 'Begin again'(다시 시작하자)이었다. 통합 5연패의 문턱에서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말고 새롭게 도전하자는 주문이다. 그는 2010년 말 취임 이후 해마다 'Yes We Can'(2011년), 'Together, Good to Great!'(2015년) 등 구단 캐치프레이즈를 직접 선정해왔다.

하지만 'Begin again'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다.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4연패로 마감한 것은 1982년(OB'1승1무4패)'1987년(해태'4패)'1990년(LG'4패)'2010년(SK'4패)에 이어 다섯 번째다. 그러나 해외 원정 도박 파문과 얽히면서 팬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은 어느 때보다 크다. 구단 한 관계자는 "도박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은 2010년 SK에 무기력하게 패퇴한 직후에도 대대적인 개편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당시 정규시즌 2위였던 삼성은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앞에 '도전자'였다. 그럼에도 삼성그룹의 '1등주의'는 김응용 사장'김재하 단장'선동열 감독의 전격 교체로 이어졌다.

더욱이 삼성은 내년에 새 야구장으로 이전한다. 원년부터 34년간의 대구시민야구장 시대를 마감하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시대를 맞는다. 아울러 삼성그룹 내 제일기획과의 합병도 가시화되고 있다. 독립적인 삼성 계열사였다가 제일기획 산하의 법인으로 '신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통합 4연패와 정규시즌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았음에도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선수단에도 변화가 잇따를 전망이다. 주축 선수들이 고령화되고 있어 적극적인 트레이드나 자유계약(FA) 선수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 FA 자격을 취득하는 이승엽'박석민과의 계약을 비롯해 연봉 협상에 한파가 불어닥칠 수도 있다. 삼성은 2010년에는 부상으로 부진했던 윤성환'오승환의 연봉을 삭감한 바 있다.

한편 삼성은 3일 김기태'백정현'정인욱 등 투수 3명과 구자욱'김재현'배영섭'백상원 등 야수 4명을 일본 오키나와 2군 훈련에 합류시켰다. 포수 이흥련과 야수 박해민도 조만간 참가할 예정이며, 류중일 감독은 오는 10일 오키나와로 건너간다. 용병 중에서는 내년에도 잔류 의사를 밝힌 나바로가 1일 출국한 데 이어 클로이드는 2일 한국을 떠났다. 피가로는 7일 고국인 도미니카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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