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은 어디로 갔나?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발생해 북극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진작부터 예보된 터라 올겨울 매서운 추위를 예상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추위는 없다.
잘 알려진 대로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는 '신의 아들' 또는 '아기 예수'라는 의미의 에스파냐어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단어가 기상 이변 용어로 사용된 것은 이 현상이 일어나는 시기가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라는 점 말고 다른 이유가 없다. 거센 파도와 날씨 등 대자연 앞에 순응해야 하는 어부들의 입장에서 신에 대한 경외감을 엘니뇨라는 말에 담았던 것 같다.
예수 탄생 기념일인 크리스마스가 2일 앞으로 다가왔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들을 넘어 세계인들이 사랑과 기쁨을 나누는 축일이 됐다. 그러나 12월 25일이 예수 탄생일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예수의 정확한 탄생 날짜에 관한 기록이 성서에 없기 때문이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식은 기원후 3세기부터 행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초기에는 그 날짜가 일정치 않아서 1월 6일, 3월 21일(춘분), 12월 25일 중 하루가 선택됐다. 로마 교회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게 된 것은 354년부터이다. 원래 12월 25일은 로마 시대 태양신을 믿는 이들이 농신제로 지키던 축제일이었는데 로마 교회가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하여 인류의 유일한 빛인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삼았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12월 25일은 천문학적으로도 절기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날이다. 적도 부근 북반구 지점에서 볼 때 태양은 동짓날인 12월 22일이 되면 하늘 가장 낮은 위치에 힘없이 떠서 사흘간 횡보한다. 해가 이 사흘 동안 머무르는 곳의 별자리가 남십자성(South Cross·Crux)이다. 사흘이 지난 다음 날 드디어 태양의 고도는 높아지기 시작하고 낮도 길어진다. 눈썰미 있는 독자라면, 이 대목에서 예수의 십자가 매달림과 부활, 구원의 약속이라는 기독교적 상징을 읽어낼는지도 모른다.
12월 25일은 두 달 후 다가올 봄을 예고하는 길일(吉日)이다. 어둠이 물러나고 빛이 세력을 얻어 만물이 소생해나가는 첫날이라는 점에서 성인 예수의 탄생기념일로서 의미가 부족하지 않다. 독자 여러분께 미리 성탄 및 신년 인사를 드린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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