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성탄절(聖誕節'성인이 태어난 날)로 번역하지만 사실 예수가 태어난 날은 아니다.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성탄절'은 '예수의 탄생일'이 아니라 '예수의 탄생을 기리기 위해 정한 날'인 셈이다.
그런데 크리스마스는 왜 12월 25일일까. 초기 교회의 교부이자 최초의 가톨릭 신학자였던 아레나이우스(130~202)는 예수의 잉태를 3월 25일로 보고 수태 기간을 9개월이라고 생각했다. 어렴풋이나마 12월 25일을 탄생일로 짐작한 것이 시작이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역사가 아프리카누스가 221년 '연대기'를 내놓으면서 굳어졌다. 아프리카누스는 예수는 춘분에 잉태됐다고 추정했다. 당시 로마력의 춘분은 3월 25일이었다. 여기에다 수태 기간 9개월을 더해 12월 25일이 된 것이다.
오늘날 크리스마스는 세계인의 축제일이다. 기독교를 믿건, 믿지 않건 모두가 즐기는 날이다. 지구 북쪽에 사는 사람들은 눈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고, 지구 남쪽 사람들은 반팔 차림의 산타클로스를 찾는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도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종교 휴일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서도 크리스마스 문화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성딴지에(성탄절)'라고 부른다. 연말이면 도심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해진다.
올해는 이라크 북부 난민 캠프에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다. 아기 예수의 마구간으로 꾸며진 작은 텐트 안에 성탄의 불이 타오른다. 이슬람 극단 테러단체 IS가 창궐하고 있는 시리아를 탈출해 독일에 정착한 한 시리아 소녀는 난생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에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크리스마스가 세계인의 축제일이 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바함버그(bah humbug'크리스마스가 싫다는 뜻, 소설 '크리스마스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가 외친 말)를 외치는 집단이 있다. 크리스마스에 테러 위협을 가한 IS와 크리스마스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북한이다.
북한에서 12월 24일은 가슴 설레는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니다. 그냥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의 생일이다. 당연히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그냥 1년 중 하루일 뿐이다. 북한에선 연말이면 크리스마스캐럴이 아닌 혁명가요가 넘쳐난다. 두 집단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가난하다는 것이고 냉혈 지도자를 가졌다는 점이다. 언제쯤 이들에게서도 '성탄절'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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