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발(發) '험지' 출마론이 확산되면서 새누리당 내 계파 간 입장이 갈리고 있다. 험지 출마는 당장의 당선 가능성보다 미래의 정치적 도약 가능성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당발 험지 출마론은 전국적인 인지도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이 야당 강세 지역에 출마한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르다.
◆대선 직행용
특정 정당이 명망가를 영입한 후 영입 인사의 양해를 얻어 진행한다. 전국적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인물만 도전할 수 있다. 외부 인사가 입당과 동시에 희생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당에 연착륙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금배지' 자체보다 의미 있는 정치 입문을 원할 때 활용한다. 최근 자신의 출마 지역을 당 지도부에 일임한 안대희 전 대법관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안 전 대법관은 2003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이른바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해 '국민 검사'로 이름을 크게 알렸고,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거명되고 있다.
◆텃밭 졸업형
정치적 텃밭 또는 우세 지역에서 정치적 성장 과정을 마친 인사가 더 큰 도약을 위해 선택하는 방식이다. '온실'에서 10년 넘게 선수를 쌓았으니 후배들을 위해 비바람 몰아치는 초원으로 나가야 한다는 논리다. 선수를 하나 더 보태기보다 더 큰 걸음을 걷기 위한 선택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사례. 정 의원은 '현대 공화국'으로 불리는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5선 고지에 오른 후 새누리당에 입당했고, 이후 지역구를 서울 동작구로 옮겨 정동영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었다. 대구경북지역 현역 국회의원이 지역을 떠나 총선에 도전하면 '텃밭 졸업형'에 해당한다. 다만 타의에 의한 경우엔 반발이 인다.
◆정치적 신념형
험지를 넘어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 도전장을 내미는 형태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자 대구와 전남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가장 큰 모험이기 때문에 목표를 성취하면 일거에 막대한 정치적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과 서울 종로에서 예상된 패배를 거듭하면서 지지세를 모을 수 있었다.
◆솔선수범형
주로 당 지도부들이 공천 과정에서의 과열을 진화하거나 공천 결과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 또 '험지'는 아니지만 당 대표가 자발적으로 비례대표 후순위의 순번을 받는 방식으로 희생을 자처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적 신념'형 험지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은 "정치인에게 지역구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복잡한 '대상'"이라며 "지역 대표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지역구 문제는 철저하게 정치인 본인의 결단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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