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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가개혁장관 플라세는 '7살 입양아 권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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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계로는 두 번째로 프랑스에서 장관 자리에 오른 장 뱅상 플라세(47) 국가개혁(Reforme de l'Etat) 장관은 입양인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꿈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권오복(權五福)이라는 이름의 아이는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랐다.

고아원 생활 중 만 7살이던 1975년 입양이 되면서 프랑스와 인연을 맺어 그해 7월 파리 샤를 드골공항에 첫발을 디뎠다고 한다.

프랑스 노르망디의 변호사 가정에 입양된 그는 자신의 뿌리인 한국을 잊지 않도록 "한국어를 배우라"거나 "88 서울올림픽에 다녀오라"는 자상한 양부모의 권고를 한사코 거부했다. "혹시나 한국에 다시 돌려보내지나 않을까"라는 두려움과 따뜻한 프랑스 가정에 적응하겠다는 간절함이 뒤섞여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런 그가 어릴 적부터 가졌던 꿈은 정치인이 되는 것이었다. 나폴레옹을 존경하며 역사책을 좋아한 것도 이런 꿈과 무관치 않았다고 한다 .

그의 자서전 'Pourquoi pas moi!'(내가 안 될 이유가 없지!)에 "25살 때 나는 40살 이전에 국회의원이 되는 꿈을 꾸었다. 이런 인생 계획을 화장실 벽에도 걸어 두었다"고 쓴 것도 같은 연유에서다.

캉 대학에서 경제와 은행법을 전공한 플라세는 1992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진출해 뛰어난 협상력과 정치력을 발휘하면서 녹색당의 떠오르는 정치인이 됐다. 그 후 2011년 한국계로는 최초로 프랑스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의 나이 43살 때이다.

정치인이 된 후에는 장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그의 여망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 출범 후 개각 때마다 입각설이 돈 끝에 지난달 국가개혁 장관에 임명되면서 실현됐다.

그의 입각의 변은 명쾌했다. "나같이 외국에서 와서 프랑스인이 된 이들도 프랑스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꿈을 꾸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자신을 버린 모국인 한국을 한동안 외면했지만 상원의원에 당선되고 딸이 태어난 후에는 마음을 활짝 열고 한국과 화해했다.

자신이 어렸을 때 머물렀던 고아원을 직접 찾아가 둘러본 것도 그의 한국에 대한 열린 마음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비빔밥을 좋아한다는 그는 장관이 된 이후 첫 외식도 한국 식당에서 했을 정도로 한식을 즐긴다. 종종 동료 정치인은 물론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궁) 고위공무원, 기업인 등과 함께 한식당에 들러 한식을 설명해주면서 권하기도 해 이미 '한식 홍보대사'로 통한다.

2014년에는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의 제의를 받고 파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딸에게 한복을 입혀 돌사진을 찍어준 그는 만 두 살인 딸이 조금 더 크면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아버지 나라인 한국을 알 수 있도록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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