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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다양성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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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4월 23일은 '맥주의 날'이다. 필스, 바이젠비어, 쾰쉬, 알트비어, 둔켈비어, 마엘젠 등 각 지방을 대표하는 맥주 종류만 꼽아도 두 손이 모자랄 만큼 수많은 맥주가 팔린다. 독일이 생산하는 맥주는 어림잡아 5천 종에 이른다. 자연히 맛과 향, 도수, 색깔도 천차만별이다.

몇 차례 유럽 여행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이 맥주잔이다. 식당이든 선술집이든 형형색색의 맥주잔이 눈길을 끌었다. 독일에는 맥주 상표만큼 많은 갖가지 모양의 잔이 있다고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독특함은 기본이고 라벨 디자인, 잔 받침(코스터)까지 전통과 개성, 기발한 마케팅 기법을 총동원해야 한다.

흔히 다양성이라는 용어에서 혼란'무질서를 먼저 떠올린다. 맥주와 같은 술도 마찬가지다. 상품 성능이나 이미지, 소비자 취향보다 가격 경쟁력 우위와 범용성을 우선한 대량생산 체제가 낳은 관념이다. 하지만 대량생산품에 더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현대의 소비 트렌드다. 질과 형식에서 별 차이가 없는 몇몇 상품이 시장을 독점하고 그 체제가 굳어졌다면 이는 획일화의 고문이다. 다양성과 혁신이 상품의 가치이자 본질로 인정하는 시대에 획일성은 혼란보다 더 심각한 시대착오다.

오는 7월 대구 치맥축제에서 생맥주와 하우스 맥주, 외국산 맥주 등 구미에 맞는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다. 규제의 벽을 깨고 다양한 맥주 판매의 물꼬를 튼 것이다. 방문객 100만 명을 넘보며 전국 축제로 급부상한 치맥축제는 그동안 주세법 등 관련 법규의 제약 때문에 '가정용 캔맥주 축제'라는 불만이 매우 컸다.

대구시는 생맥주 판매 허용으로 생산'고용유발 효과가 1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67억원의 생산 효과를 뛰어넘어 판이 더 커진다는 소리다. 더 중요한 것은 트렌드 변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안목이 더 넓어지고 시장의 다양성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해외직구'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해 24억달러였던 해외직구 규모가 2020년에는 최대 207억달러로 커진다고 전망했다. 이 말은 싼 가격에다 다양성'상품성 등 소비자 눈높이에 따라 시장 규모가 달라지고 시장의 성숙도까지 좌우한다는 뜻이다. 맥주나 해외직구의 사례에서 보듯 규제나 획일화의 틀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 시장이 '삼류' 취급받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대동강 맥주'보다 못한 한국 맥주라면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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