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유승민 앞에서 멈춰
이한구 위원장, 더 이상 미루면 안 돼
모친 바람처럼 둘이 합쳐야 더 큰 일
막바지로 치닫는 제20대 총선 공천 풍경이 점입가경이다. 공천 데드라인(25일)을 코앞에 둔 20일 오후 9시 현재,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위원장 이한구)는 전국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동을의 공천 방식을 정하기는커녕, 출마 당사자인 유 의원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이 공관위원장이 왜 유승민 의원에게만 공천 잣대를 들이대지 못한 채, 자발적 처분을 내려주기만 목 빼놓고 기다리고 있는가.
이건 공천의 정도(正道)도 아니고,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유 의원 지지세가 만만치 않고, 핍박 분위기가 나면 유 의원에게는 동정표가, 수도권에는 표 떨어지는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기에 이도 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앞으로 공관위가 유 의원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는 단수공천, 혹은 경선, 아니면 공천 배제이다. 반대로 유 의원은 '공천 대기'나 '불출마 선언 이후 백의종군', 혹은 '공천 배제 후 자진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이다.
공관위는 3선에다 원내대표를 역임하여 '포스트 박근혜'로서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는 유 의원을 경선 배제 혹은 공천 배제를 할 경우 국민을 설득할 논리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공천에 대한 답을 본인 스스로 가져오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승민 의원은 국회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 청와대도 동의했다는 식으로 의원총회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원내대표로서 합의안 성과를 내고 싶어 삼권분립 침해 소지가 있는 야당의 국회법 개정안을 덥석 받았다가 후폭풍을 몰고 와서 원내대표 자리에서 찍혀 나가는 상황을 자초했다. 그러면서 엉뚱하게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해버렸다. 마치 지금 독재 치하에 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 청와대 멤버들이 맘에 안 들어서 비판하고 싶어도,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사람은 '청와대 얼라들' 같은 발언은 공개석상에서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원내대표 시절, 건립비 5조원에 연간 운영비만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광주 문화도시특별법도 새누리당이 통과시켜야 할 법과 교환 시도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통과시켜줘 버렸다.
그러나 유 의원이 주장한 사회적 경제활성화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집권 여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유권자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공관위는 공천과정에서 유승민 의원에 대한 입장정리부터 먼저 하지 않고, 친유승민계를 대부분 찍어냈다. 송사리만 잡고, 대물은 건드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관위가 유 의원에게만은 "이쯤 하면 다 알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차일피일 넘어가는 것은 비겁한 자세이다. 따라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유권자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유 의원에게 지금이라도 공정한 경선 기회를 주든지, 아니면 당의 정무적 배제가 불가피하다면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끄는 것은 당사자에게나 유권자에게나 다 못할 짓이다.
물론 대구경북의 입장에서는 유 의원의 어머니 강옥성 여사가 언젠가 말한 "물김치는 그저께 밤에 박근혜 대통령이 담았고, 쑥떡은 어젯밤 승민이가 만들었다"고 한 말처럼 되기를 바란다. 쑥떡을 먹을 때 목이 메지 않으려면 물김치가 제격이라는 이면에는 다른 뜻이 있지 않을까.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의 사이가 편하지는 않으나 앞으로 어떤 상황에 처하든 물김치와 쑥떡처럼 서로 도와가며 한 울타리 안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현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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