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이 새 역사를 쓰셨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당선자가 13일 대구 정치사를 새로 썼다.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12대 총선(1985년)에서 당선된 유성환'신도환 의원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서 당선된 야당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하겠다"
김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 "정통 야당 출신으로는 1985년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 야당 국회의원이 탄생했다"며 "다시 한 번 대구 시민과 수성 구민께 엎드려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승리하셨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여야 협력을 통해 대구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라고 대구 시민이 명령하셨다"며 "그 명령에 순명하겠다. 저부터 손을 내밀고 자세를 낮추겠다"고 했다.
이어 김 당선자는 "지난 4년 동안 민심의 바다에서 한국 정치가 무엇을 못 보고 무엇을 제대로 못했는지 처절하게 깨달았다"며 "여야가 협력할 때는 협력하고 싸울 때라도 분명한 대안을 내놓고 싸우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지역주의도, 진영논리도 거부하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험지 중 험지' 5년 악전고투
김 당선자는 2012년 총선,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 이어 야당 간판을 달고 세 번째 도전해 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꽃을 피웠다. 김 당선자는 지난 2011년 12월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 군포에서 3선을 지낸 그가 2012년 4월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선언하자, '무모한 도전'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 당선자는 "군포에서 4선을 하는 건 월급쟁이 하겠다는 것이다.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민주당의 마지막 과제인 지역주의를 넘어서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당선자는 대구의 문을 처음 두드린 4년 전 총선에서 40.4%를 득표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상대는 '박근혜 경제과외교사'로 알려진 3선의 이한구 후보. 김 후보는 40.42%(4만6천413표)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52.77%, 6만588표)에게 뒤졌다. 수성갑 유권자 10명 중 4명은 김부겸을 선택한 것이다.
김 당선자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다. 그는 대구에 남아 야권 부흥의 길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김 당선자는 2년 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대구시장)에서 40.3%를 얻어 패했지만 자신의 지역구(수성갑)에서는 50.1%를 얻어 '승리'했다.
◆야당 불모지에서 꽃 피워
김 당선자는 야당에게 '험지 중의 험지'인 대구에서 5년간 악전고투했다. 혼자 수성구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했다. 유권자가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갔으며, 저녁에는 술집을 돌며 주민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민을 들었다.
하지만 당의 지원은 전무했다. 오히려 김 당선자는 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탓에 당의 지원을 거부했다. 그래서 '나홀로 운동' '벽치기 유세'를 하며 고군분투했다. 특히 당이 대구 북을 지역위원장인 홍의락 의원(비례대표)을 공천 배제시키면서 김 당선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당내 소수파였다. 대중적 지지는 높았지만, 당내 기반은 약했다. 학생운동 시절부터 투옥을 거듭한 강성 운동권 출신이지만, 현실 정치에 뛰어든 이래 줄곧 진영을 가르는 정치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김 당선자는 선명한 이념 대결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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