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국 최저 대구 투표율, 경쟁력 갖춘 후보에는 마음 열었다

일당 독주에 실망, 대구경북의 투표 외면 이어져

지역 발전과 역동성 위해서는 한 표 포기 말아야

13일 끝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결과, 전국 평균 투표율은 58%로 집계돼 지난 19대 때 54.2%보다 높았다. 대구 투표율은 54.8%, 경북은 56.7%였으나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쳤다. 대구와 경북 투표율은 각각 19대의 52.3%와 56%보다 올랐다. 그러나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특히 전국 평균보다 늘 앞섰던 경북 투표율이 1996년 4월 총선 법정화 이후 이번에 처음 역전됐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실망감에 따른 투표 외면이 두드러졌음을 보여준 선거였다.

이처럼 대구의 낮은 투표율은 이미 예상됐다. 독특한 정치 지형 탓이다. 대구는 오랫동안 특정당이 독주했다.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소선거구제 실시 이후 15대를 빼면 사실상 대구는 일당 독차지 정치 편향 지역이었다. '막대기 선거'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묻지마 투표'가 반복됐다. 그러다 보니 유권자의 눈길을 끌 만한 지역 발전 정책과 비전을 앞세운 공약 싸움은 실종했다. 이런 정치 지형은 더욱 공고해졌고 정당 간 경쟁 구도는 사라졌다. 경쟁력을 갖춘 정치 신인이 발붙이기 힘든 대구였다. 역동성이 사라진 정체를 자초한 셈이다.

따라서 대구 유권자의 선거 외면은 당연하다. 이는 갈수록 떨어진 역대 투표율로 증명된다. 13대 국회부터 일당 독점 정치 구도 속 자민련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1996년 15대 총선 당시 60.9%를 기록한 이후 투표율은 45.1%(18대)~59.3%(17대)에 머물렀다. 물론, 늘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13대 민정당, 14대 민자당, 15대 신한국당, 16'17'18대 한나라당, 19대 새누리당으로 옷만 갈아입었을 뿐 일당 체제는 여전했다. 이번 총선의 낮은 투표도 새누리당 공천에 낙담한 유권자의 투표 포기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이번 대구 투표율은 17대 이후 가장 높아 의미가 있다. 특히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한 수성갑은 68.2%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뽑힌 북을 투표율도 55.3%로 대구 평균보다 높다. 기대와 변화를 바라는 대구 유권자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다. 정치 무풍지대와 다름없던 지난날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달라진 대구 선거 분위기를 엿보게 하는 현상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열린' 마음을 드러낸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앞으로 한 표 행사를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투표 포기는 후퇴와 역동성 소멸의 악순환만 낳을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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