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0호 대작 '예수' 탄생하기까지…'대속자 이미지 표현한 작품 최종 봉헌작 결정

대구미술관에 전시된
대구미술관에 전시된 '예수'(2015).

"신도들은 성호(聖號)를 긋고 일반 관람객들도 그림 앞에선 경건해지죠."(김나현 큐레이터)

모든 관람객을 숙연하게 만든다는 작품 '예수'. 권순철 화백으로부터 작업 모티브부터 작업과정까지 숨겨진 얘기들을 들어보았다.

-예수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신앙생활을 했다. 결혼식도 성당에서 울렸다. 신앙에 눈뜨면서 영적 대상도 내 그림의 한 소재가 되었다. 5년 전 아내와 사별하면서 신앙적으로 더 성숙해졌다. 그럴 즈음에 이번 작품 제의를 받고 흔쾌히 응하게 되었다.

-전시 작품 중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작품이라고 들었다.

▶의뢰자의 부탁을 받고 계산을 해보니까 작업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난 작업을 할 때 서두르지 않고 오래 '숙성'하는 편이다. 어떤 시리즈는 10년을 끈 작품도 있다. 1년 안에 작품을 완성한 데에는 신앙의 힘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작품 과정에 비화가 있었다는데.

▶예수 작품은 두 점이 계획되었고 완성작도 두 점이다. 좋은 뜻으로 내게 들어온 작업인데 소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점은 시선이 아래로 보고 있고, 전시된 작품은 위를 향하고 있다. 전자는 구세주로서 예수, 후자는 대속자(代贖者)로서 예수를 상징한다. 여러분과 논의한 끝에 현 '예수' 작품을 범어대성당 봉헌 작으로 결정했다.

-작업과정을 설명해 달라.

▶먼저, 대형 캔버스를 특별주문해서 만들게 된다. 그다음에 큰 윤곽의 데생을 하고 세부화 작업에 들어간다. 데생이 완성되면 전체 바탕 칠 작업을 한다. 그다음에 데생 라인에 따라서 본격 색칠작업을 시작한다. 500호가 넘는 대작이기 때문에 한 부분을 완성하고 나면 한참 뒤로 물러서 전체 조화를 보고 또 세부작업을 하고 이런 미시(微視)와 거시(巨視) 작업을 계속 반복했다.

한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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