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야시장 대구 새 명소로] <3>11대1 경쟁률 뚫은 셀러들

야밤감자·매듭팔찌…손님들 양손에는 '맛과 재미'

'2016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7일 서문야시장 개장을 앞둔 셀러 30여 명이 식품'상품 시연 목적의 사전 개점 행사를 열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손님들 양손에 이색 음식, 멋진 액세서리가 잔뜩 들려 있으면 좋겠어요."

서문야시장 고시(考試)로 불리던 개장 첫해 셀러(매대 판매자) 공모에서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이들을 만났다. 한복점을 운영하다 전국 야시장의 풍취에 빠져 요리를 시작한 서문시장 상인,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음식 판매에 뛰어든 자매, 외국인과 함께 그 나라 고유 음식을 판매하려는 '장사꾼', 칠보공예'조청 등 우리 고유의 멋과 맛을 알리려는 상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액세서리'미용 시술도 야시장 대표상품 될 수 있어요"

야시장 하면 음식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서문야시장에는 그런 편견을 깨고 '멋'을 선물할 상인이 20명이나 있다.

서문야시장에서 네일숍(손톱미용)을 운영할 박영희(44) 씨는 단색 매니큐어와 데칼스티커 접착 등 빠르고 간단한 네일아트, 손톱 영양제 시술 등으로 한 명당 30분 안팎의 서비스를 시중보다 저렴한 5천원 선에 제공할 계획이다.

네일미용사 국가자격증을 보유한 박 씨는 과거 동성로축제와 대학 축제 등에서 네일아트 재능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박 씨는 "미용실과 달리 네일숍은 방문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누구나 부담없이 이용할 서문야시장 명물 네일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김애정(44) 씨는 전통공예품인 칠보공예와 더불어 다양한 디자인의 여러 갈래로 엮은 전통매듭 장신구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칠보공예란 금속성 물질(브로치, 팔찌 등)에 유약을 발라 고온에서 여러 차례 구워 만드는 것으로, 7가지 보석(금'은'유리'파리'차기'마노'산호)의 색을 내고 광택이 아름다운 특징이 있다.

김 씨는 대학 인재교육원에서 공예미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통공예의 미를 전파하고 있다. 김 씨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장신구, 만화 캐릭터의 얼굴을 엮어 만든 아동용 전통매듭을 제공하고, 즉석에서 매듭 팔찌를 만드는 등 볼거리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문야시장을 대표하는 색다른 음식을 맛보여 드릴게요"

전국에 널리 알려진 대구시민들의 음식 솜씨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문시장에서 18년째 한복점을 운영한 추정숙(46) 씨는 전국 야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패삼겹살 채소말이의 업그레이드판을 선보인다. 지인으로부터 매일 공급받는 송이버섯과 양배추, 깻잎, 떡, 단무지, 파프리카 등 알찬 속재료에 벌꿀이 든 특제 소스(순한맛'매운맛)를 올려 말고는 간이 화기로 구워낸다.

조리사 자격증이 없었던 만큼 추 씨는 사람 사는 정을 알려준 서문시장에서 밤에도 일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전국 야시장을 다니며 메뉴를 연구했다. 서문시장 상인 30여 명을 대상으로 품평회를 열고 조언도 구했다. 추 씨는 "타 지역의 같은 메뉴보다 더욱 알차고 맛 좋은 제품을 1개당 2천원이라는 싼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을 목표로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둔 허지선(29)'지현(28) 자매는 이곳에서 감자튀김에 버터갈릭'체다치즈'와사비마요 등 다양한 시즈닝을 한 '야밤감자'에 베이컨과 옥수수, 양파'마늘 등 토핑을 얹어 판매한다.

언니는 모바일 부동산중개업체에서 SNS 마케팅을, 동생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재치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지선 씨는 "우리 자매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손님에게는 1+1쿠폰을 제공하고, 광복절에는 이름에 '광' '복' 자가 들어가는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맛이 있어서 오고 재미있어서 또 오는 점포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청 제조 사업자 이진희(47) 씨는 손수 만든 각종 조청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이 씨에게 있어서 조청은 과거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족 건강을 챙기려고 직접 만들던 음식으로 기억된다. 이를 맛보며 자란 이 씨는 조청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이 꿈이다.

그는 "곡물 엿기름으로 만드는 전통음식인 조청은 중세시대 왕세자가 아침마다 한 숟가락씩 먹던 건강식품"이라며 "합병증 유발 우려가 있는 설탕 대신 쓸 수 있고, 기존 과일잼을 대체할 사과맛, 블루베리맛, 딸기맛 조청도 있어 가족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3천원대 소용량 조청을 비롯해 도라지'홍삼'우엉'연근 등 뿌리 식품을 조청에 절여 만든 정과를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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