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 위 '화약고' 유류 탱크로리…안전점검 눈으로만

전수조사도 않아…균열·누설 운행 사실상 무방비, 울산에선 아예 정기점검 제외

도로를 통해 기름을 운반하는 '유류 탱크로리'의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대구 동구 경부고속도로 대림육교 부근에서 발생한 '유류 탱크로리' 사고 당시 충돌로 1차 충격을 받은 차량의 탱크가 바로 파손되면서 다량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사고로 탱크 옆면에서 다량의 경유가 유출됐고, 방음벽과의 충돌로 인해 불꽃이 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탱크로리가 전복되면서 강한 충격으로 인해 기름이 유출되거나 위험물이 새어나오는 사고는 종종 일어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탱크로리가 방음벽 바로 옆 차로를 달리다 부딪친 것이라 탱크 내구성 결함인 개폐장치 부실 등의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그 이전에 유류 탱크로리의 경우 인화성 가스 등 여타 위험물 탱크로리와 비교하면 관리가 취약한 현실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구시에 등록된 유류 탱크로리는 소방서를 통해 1년에 한 번 정기점검을 받고 있다. 이때 소화기 구비 여부와 기름 유출 시 수동개폐기 작동 여부, 탱크의 결함 등을 조사하지만 탱크의 누설이나 균열 등 탱크 자체에 대한 점검은 육안으로 이뤄져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 인화성 가스, 질산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물로 분류된 물질을 운반하는 탱크로리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을 통해 두께 측정, 비파괴검사 등 각종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25t 탱크로리는 울산 등록 차량으로, 울산은 정기점검을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소방서 관계자는 "울산에서는 탱크로리가 정기점검 대상이 아니라 최초 등록 때에만 점검하고 있다"며 "사고차량은 2013년에 등록됐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점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대부분 소방서에 1, 2명의 담당자가 있는데 다른 업무가 많아 탱크로리 전수점검을 하기에 버겁다. 올해는 10% 정도 표본조사로 검사 차량을 줄일 방안도 세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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