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롯데 그룹에 대한 대대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재계 서열 5위의 재벌 총수 일가를 겨냥해 대규모 압수수색이 전례 없이 시행됐으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대해 롯데쇼핑'롯데홈쇼핑 등이 중국 사업을 하면서 손실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캐고 있다. 롯데상사가 공시지가 200억원가량이었던 신 총괄회장의 토지를 504억여원에 사들인 경위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셋째 부인 서미경 씨 모녀가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을 독점한 경위에 대해서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롯데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혐오스럽다. 신동주'신동빈 형제가 지난해부터 경영권을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벌여 빈축을 샀고 신영자 씨는 이미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에 싸여 있다. 신동빈 회장은 중국 홈쇼핑업체 인수와 관련된 투자 손실에 대해 비자금 조성 의혹이 아니라면 경영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사업계획서에 공정성 평가 항목 부분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제출해 황금시간대 6개월 방송 중지 처분을 받았다. 이명박 정권 때 허가받은 제2롯데월드 사업은 정경 유착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는 외식 사업을 벌여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롯데의 이러한 행태는 국내 대기업의 부정적 측면을 총망라한 것이어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외국에서 볼 때 아직도 한국의 대기업이 고작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느냐는 조롱과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 없게 됐다. 불투명한 지배 구조, 낯 뜨거운 경영권 분쟁,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2세 승계에다 비자금 의혹까지 무엇 하나 빠트리는 것 없이 문제가 수두룩하다. 총수 일가가 기업 이미지를 해치고 기업에 타격을 입혔으니 경영할 자격이 있나 묻고 싶다.
일본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가족의 경영 참여를 철저히 배제했고 지역 주민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해서 존경받았다.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부와 이윤을 드러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환원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롯데는 이와 정반대였다. 롯데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문제들을 일으켜 손가락질을 받았다. 우리 사회는 언제쯤 존경받는 대기업과 기업가들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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