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이 고부가가치 분야인 항공전자 및 의료기기 산업 육성과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신성장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취약한 산업분야의 연구개발(R&D) 시설을 갖춰 블루오션 개척에 나선 셈이다.
영천시는 최근 녹전동에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와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건물을 완공했다. 현재 자동차 중심 산업구조의 변화를 내다보고 항공과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들어설 산업단지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첫 항공전자부품 전문시험평가기관
영천 녹전동에는 최근 비행기 모양의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활주로를 비상하듯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최초로 완공된 항공전자부품 전문시험평가기관으로 항공전자산업 육성의 거점이다. 항공전자부품은 최신 항공기 가격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고부가가치 분야다.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전자산업 육성을 위해 2013년 7월부터 사업비 370억원을 들여 영천 녹전동 1만3천705㎡ 부지에 건축 연면적 3천358㎡ 규모의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물을 지난달 완공했다. 항공전자부품 시험평가 장비들은 2017년 6월까지 도입된다.
군용기와 민항기 부품 규격 인증에 필요한 최신 고가 장비 총 29대 중 11대는 지난해까지 들여왔다. 올해와 내년에는 장비 18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전자 장비 및 부품의 시험평가, 인증, 연구개발 등 다양한 역할로 항공전자산업 육성에 기여하게 된다. 항공전자부품을 개발'생산해도 인증을 받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특히 국제 인증을 거치지 않으면 수출도 못 한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전문기관 네트워크 강화, 전문시험인력 양성, 국제협력 등을 통해 국제 인증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완공되자 항공기업들의 장비 사용 관련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황영하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장은 "한국형전투기사업(KF-X), 헬기, 무인기 등의 항공전자부품 시험평가와 관련, 방위사업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기반으로 항공기 복합재 부품 수리 및 생산, 항공기 인테리어 부문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복합재 부품과 인테리어 제품도 항공기 안전과 관련한 시험평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영천시도 항공기 복합재 수리기술개발 인프라 구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영천 녹전동 일원에 항공기 복합재 수리기술센터와 장비를 구축하고 인력양성을 통해 부품수리 표준절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앞에는 세계 최대 항공사인 보잉이 지난해 5월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를 준공한 뒤 상업가동하고 있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영천시와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는 보잉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보잉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기반으로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에어로 테크노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비전자 의료기기 생산기반 구축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옆에는 비전자 의료기기 생산기반인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건물도 완공됐다.
경상북도와 영천시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비 319억원을 들여 부지 8천346㎡에 건축 연면적 2천994㎡ 규모의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를 지었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사출실, 압출실, 클린룸, 공용실험실, 바이오실험실, 전자선멸균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연구개발사업(R&DB) 기반을 구축해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생산을 지원한다. 금형과 사출을 비롯한 생산기반기술을 의료기기 분야에 적용해 소모성 의료기기의 국산화 및 수출을 앞당길 예정이다. 소모성 의료기기의 경우 수입량 증가로 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의료기기는 혈관 내 튜브카테터(인체에 삽입하는 가는 관), 스텐트(그물망으로 된 튜브), 투관침(복강경 시술 때 수술기구가 드나들 수 있도록 고안한 의료기기) 등이다.
영천 녹전동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메디칼 전용 사출 및 금형 장비를 활용해 투관침, 카테터팁 등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설계, 금형, 사출 지원 등으로 의료기기 업체의 제품 생산을 앞당긴 셈이다. 투관침의 경우 이미 시판 중이다.
김우진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선임연구원은 "국내 의료기기 관련 기업 50여 곳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영천으로 공장을 이전할 의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는 소모성 의료기기의 생산기술 연구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 2022년 수입대체 250억원, 고용창출 500명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첨단기업 유치 나서
영천시는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및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투자선도시범지구 개발 등 산업단지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는 영천 중앙동 및 화산면 대기리 일원 140만㎡에 사업비 2천197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지구 개발이 영천시의 노력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8년 만에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의뢰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사업'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지난 2월 완료했다.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8월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및 LH와 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는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 지능형자동차부품단지, 첨단부품물류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에 위치한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및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도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포함된다.
영천시는 영천 남부동 탄약부대 일원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지역 64만㎡를 국토교통부로부터 투자선도시범지구로 지정받아 기업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투자선도지구에는 2020년까지 사업비 1천180억원을 들여 미래형 첨단복합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영천 작산동 봉작교차로∼완산동 영화로 간 왕복 4차로 직선도로(3.15㎞)도 개설된다.
시는 투자선도지구에 항공, 군수, 정보통신기술(ICT) 등 도시형 첨단기업과 공공기관을 유치해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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