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거쳐야 하는 대표적인 네 가지 의례를 관혼상제(冠婚喪祭)라고 한다. 이 네 가지 의례 중 인간이 생애 마지막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인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상례(喪禮)다. 죽은 자(망자'亡者)를 편히 저 세상으로 보내고, 산 자(상주'喪主)는 슬픔을 이웃들과 나누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로 찾아가는 의례다.
상주와 마을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함께하는' 상례문화의 공동체적 가치와 사회적 통합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공동기획전이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산시립박물관과 꼭두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상례(喪禮), 슬픔을 함께 나누다' 공동기획전을 마련, 경산시립박물관에서 열고 있다. 오는 8월 14일까지 이어지는 이 공동기획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K-Museums 공동기획전'사업의 하나.
이 전시회에서는 이들 3개 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부의 기록, 상여 및 상여 장식물, 요여, 목마형 및 목인형 명기 등 상례 풍속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잘 접하기 어려운 상례 관련 유물 10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협동의 미풍이 가장 뚜렷이 나타나는 조문(弔問)과 발인(發靷)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제1부 '조문, 정성을 다하여 위로하다'에서는 마을에 상(喪)이 나면 상을 당한 사실을 알리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상가에 필요한 밥 한 솥, 술 한 말, 도토리묵 몇 덩이, 감주 한 동이 등을 제가끔 머리에 이고 상가를 찾아 일손을 거들며 애틋한 마음으로 상주를 도왔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제2부 '발인, 슬픔을 나누어 짊어지다'는 죽은 자를 생전에 살던 집에서 묘소로 모시는 과정. 방상시, 명정, 공포, 영여, 만장 등을 앞세우고 가는 상여 행렬과 시신을 모신 관을 묻고 영여에 고인의 혼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경산의 어르신들이 상례와 관련된 경험과 이야기를 전해주는 생생한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어 이채롭다.
제갈춘배 경산시립박물관 담당은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전통 상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죽은 자의 명복을 빌면서 떠나 보낸 뒤 공동체 속에서 다시 일상을 찾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3)804-7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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