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국내에서 15년 만에 발생한 콜레라를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정식 명칭은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olerae)다. 생물 계통 분류상 같은 속(屬)에 속하는 사촌뻘인 비브리오 패혈증균(Vibrio vulnificus)이나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증상과 치사율에는 큰 차이가 있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비브리오균은 대부분 짠 바닷물 등 염분 농도가 비교적 높은 곳에서 자라는 호염성(好鹽性) 세균이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확인된 비브리오균은 모두 77종이며 이 가운데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비브리오균은 약 12종이 있다.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혀 먹지 않았을 때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이 중 감염시 치사율이 가장 높은 세균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다. 이에 감염되면 전신에 심각한 염증이 생기며 발열, 저체온증, 호흡곤란 등이 발생한다.
비브리오패혈증 환자는 올해 초부터 지난 8월까지 29명의 환자가 발생해, 지난해의 갑절인 8명이 숨졌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 섭취뿐만 아니라 낚시나 어패류 손질 과정에서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만성 간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치사율이 50%가 넘는다.
비브리오패혈증과 달리 비브리오 콜레라는 복통 없이 쌀뜨물 같은 심한 수양성 설사가 대표적인 증상이며, 증상이 없는 감염도 많다.
콜레라 환자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수액치료도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며 증상이 심하면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는 모두 일주일 안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과거와 달리 수액 주사를 쉽게 맞을 수 있는 선진국에서는 콜레라로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식중독균이다. 특히 여름철 일본에서 발생하는 식중독 사건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브리오 콜레라와 다르게 복통을 동반하는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호전된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물고기를 손님 앞에서 바로 잡아 판매하는 활어회 문화가 발달해 각종 비브리오균 감염이 흔하다.
또 육지와 달리 바닷물은 날이 조금 선선해져도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가을철에도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브리오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는 익혀 먹어야 하고 날것으로 먹는다면 수돗물에 잘 씻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교차 오염을 피하려면 한번 사용한 칼과 도마 등 조리 도구는 깨끗이 씻어 열탕 소독하고 음식물 취급·섭취 전에는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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